-개인적으로 '문명특급'에서 독특한 콘텐츠는 비대위, 폐지 위기 등을 다룬 영상인 거 같아요.팀에서 아쉬운 부분을 드러낸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어떻게 제작하게 됐나요.
▶ (재재)언니랑 저는 허세가 없어요. 잘난 척 안 하고 우리의 처지가 별로라고 솔직하게 말해요. 또 앞뒤가 똑같고 맘 졸이기도 하죠. 이렇게 우리가 생긴 모양대로 가는 거 같아요. 저희는 가치관과 감수성이 비슷해요. 신기하게 다른 지점이 엄청 많은데도 추구하는 방향성이 비슷하니 뭘 해야겠다는 것도 뚜렷합니다.
-칸에 가게 된 이유도 궁금해요. 얼만큼 갔다가 오시는 건가요?
▶ 사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안타까운 게 영화 개봉 시기가 다 밀렸더라고요. 계속 콘텐츠를 진행하면 개봉 일자가 밀리고 그런 일이 반복됐죠. 개봉이 많이 늦어지게 되면 분명히 작품에 영향은 있어요. 개봉했다가 없어지는 작품들도 있고요. 이번 칸 영화제를 계기로 한국 영화가 다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했어요.
한국 영화가 해외에서 인기가 있다는 걸 알지만 실제 반응은 잘 모르잖아요. 재재는 완전한 연예인 보단 일반인 같이 동질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재재 언니가 피부로 느낀다면 이를 보는 시청자 분들도 '저 정도 였어?'라고 말할 거 같았죠. 뉴스로만 보고 생활 밀착형으로 느끼진 못했잖아요. 그래서 (우리의 문화를)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오히려 칸이 거대하니까 우린 얼마나 친근하고 녹아 있을지를 그리는 거죠.
계속 영화에 대한 기획을 이어 나가려고 해요. 칸에서 언니가 캐스팅도 당해보고 여러 도전을 하게 될 거 같아요. 영화인 재재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또 ENFP인 재재 언니가 프랑스 칸에서 친구를 얼마나 사귈까요?
-말씀을 들어보니, 확실히 앞으로 '문명특급'이 좀 더 주제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본격화되고 달라질 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앞으로는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으신가요.
▶ 이젠 2막으로 확장하고 싶어요. 초기 구독자와 우리의 성장 서사가 1막입니다. 아마 구독자 분들도 성장하셨을 거예요. 대학을 진학하거나 사회에 나오는 등 생각의 확장이 이뤄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런 판을 깨보기 위해 2막으로 가고 싶어요. 지금은 분투기에 가깝죠. 방향성을 찾아가는 중이고 조회수를 잃더라도 새로운 확장을 이뤄내고 싶어요.
아마 제가 숫자에 연연하는 사람이었다면 2막을 열진 못했을 거예요. 근데 잃을 생각을 하고 나고 '변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니 2막을 갈 수 있을 거 같더라고요. 아마 이 과정이 없다면, 또 혼란기가 없다면 더 넓은 확장은 어려울 거 같아요.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혼란기가 초기 구독자 분들 때문이기에 진심이 전해질 거라 믿습니다. 엄청 다른 길을 가는 건 아니지만 (구독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 제가 제일 싫어하는 건 직업에 대한 집착입니다. 직업에 대한 소명 의식과 집착은 달라요. 제가 여기서 5년 정도 더 일했을 때 일을 사랑해서 변질될 가능성이 있겠더라고요. 어쩌면 제가 후배들에게 고성을 지르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망상도 했었어요. 집착까지 가지 않기 위해 구멍 하나를 만들어야 겠다 생각할 때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글 쓰는 것도 재밌고 일본에 판권도 팔렸어요. 이번엔 작가를 해봤으니 최종적으론 뭔가 영상관을 만들고 싶어요. 인터뷰를 당한다는 일은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비교적 인터뷰나 TV출연이 없는 비연예인 분들에게도 꽤 따뜻한 순간일 거 같더라고요. 제가 들어주는 걸 잘하니까 영상관을 만들고 싶어요.
-짧지만, 작가로서의 삶은 어떤가요.
▶ 출판은 '만듦새'라고 하더라고요. 마감 직전에 "만듦새가 부족해요"라고 말하는데 그게 좋았어요. 우린 방송이 있으니 마감이 끝이에요. 근데 출판은 긴 호흡으로 가져가서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있죠. 만듦새란 단어가 너무 좋아서 영상 제작할 때도 깎기 보다는 과정들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문명특급'을 통해 말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 풍자와 해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풍자와 해학의 민족이었잖아요. 전 개인적으로 총, 칼보다 강한 건 웃음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거에 진지해지지 말고 좀 한편으로는 가볍게 대화할 수 있는 문화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너무 싸우기만 하는 거 같아요. 풍자와 해학이 사라지고 다큐로 반응하죠. 당연히 매번 장난삼아 말할 수 없지만 가벼워지고 재밌어졌으면 좋겠어요.
-끝.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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