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터지는 '마약 래퍼'..혐오에 불붙이는 래퍼들? [이덕행의 힙합진단서]

이덕행 기자  |  2022.07.16 10:15
/사진=Mnet, 유튜브 슈가채널
래퍼와 마약이 또 만났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마약 래퍼' 뉴스에 많은 대중은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힙합신에 속한 래퍼들은 오히려 혐오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 12일 래퍼 불리 다 바스타드(윤병호)가 대마, 필로폰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어 13일에는 30대 남성 래퍼가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윤병호는 2020년 11월 "중학생 때부터 마약을 투약했다"며 "2020년 4월 마약을 끊고 경찰에 자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마약 중독의 폐해와 금단 현상을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윤병호를 응원했지만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는 뉴스가 나오자 실망감을 나타냈다.

어느 순간 래퍼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검거됐다는 뉴스는 잊을만하면 연예,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윤병호 뿐만 아니라 나플라, 루피, 오왼, 빌 스택스, 씨잼, 이센스, 자메즈, 킬라그램, 아이언, 오케이션 등 이름이 알려진 많은 래퍼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최근 세상을 떠난 유튜버 빅쇼트는 2021년 '이름을 들으면 충격받을 래퍼들이 펜타닐을 복용하고 있다. 한국 힙합씬은 마약으로 붕괴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어린 래퍼 지망생에게 무료로 약물을 권유한 뒤 그들이 중독됐다고 판단하면 돈을 받는 식으로 마약을 확산시킨다는 이야기가 떠돌기도 했다.

대중은 연이어 터져 나오는 래퍼들의 마약 투약 뉴스에 "래퍼=마약쟁이라는 공식이라도 있나" "없던 혐오도 생기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대중의 혐오를 부추기는 데는 래퍼들의 반응도 한몫하고 있다.

다른 배우나 가수들의 경우 마약 투약 사실이 드러나면 긴 자숙 기간을 거쳐 조심스럽게 복귀한다. 그러나 일부 래퍼들은 마약을 하는 것이 멋있다는 인식을 넘어 동료 래퍼들의 마약 투약 사실을 옹호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또한 마약 투약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며 죄의식이 없는 태도를 보이는 래퍼들도 있었다.

대마초, LSD 투약 혐의를 인정하며 그랜드라인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자메즈는 최근 긱스 루이, 프로듀서 프레디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다.

당시 자메즈는 "내가 생각하는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 다만 불법적인 일을 한 것에 반성한다"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루이 역시 "내 친구가 마약이 합법인 곳에서 했을 때는 반성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옹호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에서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라"고 옹호했다.

물론 이처럼 마약에 긍정적인 래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디보, 산이 등의 래퍼는 SNS, 유튜브 등을 통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법을 위반하는 행위는 절대 멋있는 행동이 될 수 없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래퍼들에게는 더더욱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진짜 멋있는 것이 무엇인지 래퍼들의 성숙한 사고와 자정작용이 필요해 보인다.

이덕행 기자 dukhaeng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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