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A조 : 카타르 에콰도르 세네갈 네덜란드
② B조 : 잉글랜드 이란 미국 웨일스
③ C조 :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폴란드
④ D조 : 프랑스 호주 덴마크 튀니지
⑤ E조 : 스페인 코스타리카 독일 일본
⑥ F조 : 벨기에 캐나다 모로코 크로아티아
⑦ G조 : 브라질 세르비아 스위스 카메룬
⑧ H조 :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 대한민국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아마도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조가 될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대한민국과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이 속한 월드컵 H조를 두고 이렇게 평했다. 대체적으로 16강 진출팀의 윤곽이 드러나는 다른 조와 달리 어느 팀이든 16강과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죽음의 조'라는 의미다.
물론 FIFA 랭킹이나 객관적인 전력상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우세를 점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렇다고 한국과 가나가 앞선 두 팀에 압도적으로 열세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도 공통된 시선이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FIFA 랭킹 28위 한국은 무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연속 출전 횟수만 따지면 이번 월드컵 출전국 가운데 5위다. 그동안 늘 어려움을 겪었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도 12년 만에 조기에 통과했다. 손흥민(30·토트넘)과 김민재(26·나폴리)는 전 세계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는 핵심 선수들이다.
가장 큰 강점은 손흥민 김민재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의 존재뿐만이 아니다. 벤투 체제로 오롯이 4년을 준비했다는 점은 벤투 감독과 선수들에게는 커다란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늘 있었던 감독 교체 없이, 벤투 감독의 전술을 4년간 갈고 닦아 월드컵에 나선다는 것만으로 대표팀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황희찬(26·울버햄튼)은 카타르 현지 인터뷰에서 "4년 동안 준비한 걸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4년을 준비한 시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잘 준비해 후회 없이 경기를 하고 싶다"며 "지난 4년을 검증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자신했다. 황희찬뿐 아니라 오랫동안 벤투호 일원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지난 4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믿음이 크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한 채 월드컵을 준비하는 손흥민의 컨디션이 적어도 100%가 아니라는 점은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김민재를 제외하고는 수비진이 상대팀이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단단하지 않다는 점 역시 앞서 ESPN의 뼈아픈 지적이기도 했다. 강팀을 상대로 과연 벤투 감독이 4년을 준비한 '빌드업 축구'가 과연 통할 것인지 고개를 갸웃하는 시선도 부정할 수 없다.
H조에서 '그나마'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팀은 FIFA 랭킹 9위 포르투갈이다. 유럽 예선에서 세르비아에 밀려 플레이오프로 떨어진 뒤 가까스로 본선 진출권을 따냈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전력상 H조에서는 가장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선수들 면면이 화려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필두로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선수인 하파엘 레앙(23·AC밀란), 브루누 페르난데스(28·맨유), 베르나르두 실바(28·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 빅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이 워낙 출중하다 보니, 예측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대부분 조 1위와 16강 진출 후보로 첫 손에 꼽히고 있다.
포르투갈에 이어 FIFA 랭킹 14위 우루과이도 상대적으로 16강 진출이 유력한 팀으로 거론된다. 남미예선을 3위로 통과한 우루과이는 한때 하락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디에고 알론소(47·우루과이) 감독 부임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르투갈만큼이나 화려한 선수 진용이 우루과이가 16강 후보로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다. 무엇보다 월드컵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야말로 무서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페데리코 발베르데(24)는 한국의 경계대상 1호로 꼽히고 있다. 손흥민의 팀 동료이자 토트넘 중원의 핵심 로드리고 벤탄쿠르(25), 로날드 아라우호(23·바르셀로나), 다르윈 누녜스(23·리버풀) 등도 포진해 있다. 베테랑인 루이스 수아레스(35·나시오날)나 디에고 고딘(36·벨레스 사르스필드)도 세계적인 선수 출신이다.
당초 H조 최약체로 꼽히던 가나는 귀화 선수들의 합류로 전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FIFA 랭킹 15위 스위스를 2-0으로 완파하면서 H조 판세를 크게 뒤흔들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가나의 FIFA 랭킹은 61위다.
아스날 미드필더 토마스 파르티(29)가 중원에서 중심을 잘 잡는 가운데 모하메드 살리수(23·사우스햄튼)나 다니엘 아마티(28·레스터 시티)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선수들의 귀화가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스위스전 승리로 H조를 더욱 죽음의 조로 내몰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포르투갈과 우루과이가 한국으로부터 위협을 받겠지만, 그래도 나란히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한국이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H조는 대혼전 양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SPN도 "한국 입장에서 포르투갈이나 우루과이전은 쉽지 않을 것이고, 가나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가나를 반드시 이기고 포르투갈 또는 우루과이를 잡아야 16강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팅업체 역시 포르투갈과 우루과이를 2강으로 꼽는 분위기지만, 한국과 가나의 16강 진출 가능성도 결코 작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트리아 베팅업체 BWIN은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16강 배당률을 각각 1.21과 1.4를 책정한 반면 한국은 3.25, 가나는 3.4를 줬다.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강세가 뚜렷하지만, 다른 조 3위권 팀들과 비교하면 한국과 가나의 배당률도 비교적 낮게 책정돼 있다. 그만큼 16강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객관적인 전력상 H조는 포르투갈과 우루과이가 경합하고, 한국과 가나가 도전하는 양상"이라며 "다만 상위 두 팀이 그렇게까지 압도적이진 않고, 하위 두 팀도 무기력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 3위가 유력하고, 16강엔 포르투갈과 우루과이가 올라갈 가능성이 아무래도 크다"면서 "가나 또한 한국에 도전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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