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당했다, EPL 해설가 망언... 현지 팬들도 폭풍비난

이원희 기자  |  2023.05.01 12:46
손흥민이 동료들을 독려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경기 중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손흥민. /AFPBBNews=뉴스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유명 해설자가 손흥민(31·토트넘)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날려 논란을 낳았다.

영국 더선은 1일(한국시간)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마틴 테일러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비난을 받았다. 테일러는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에게 '무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손흥민은 리버풀과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후반 7분에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손흥민은 리버풀 공격수 코디 각포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손을 써서 막아냈다. 테일러는 이 장면을 '무술'을 빗대어 설명한 것이다. 이는 동양인이 무술을 잘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다.

축구 팬들도 테일러의 발언에 폭풍비난을 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팬들은 SNS을 통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다. 하지만 테일러가 은퇴해야 할 때", "테일러는 사과해야 한다", "외국선수에 대한 혐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불쾌하다"고 적었다. 이전에도 테일러는 수많은 말 실수로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 해에는 우크라이나 국적 헤오리히 부슈찬(디나모 키이우)이 A매치에서 부상을 당하자 "경기에 뛸 수 없으니 전쟁에 참전하면 좋겠다"고 망언했다. 실수가 되풀이됐다. 이번 사태에 심각성을 인지한 스카이스포츠 대변인은 더선을 통해 테일러에게 주의를 주었다고 전했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자 마틴 테일러. /사진=스카이스포츠
공격을 시도하는 손흥민. /AFPBBNews=뉴스1
이런 논란에도 손흥민은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으로 활약했다. 후반 32분 순간적인 침투를 통해 골망을 흔들었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동료 공격수 히샬리송의 리그 첫 골을 도왔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골대도 2번 강타했다. 리버풀 수비진이 상당히 애를 먹을 만큼 손흥민의 컨디션이 좋았다. 이로써 손흥민은 리그 10골 5도움을 올리며 EPL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했다. 토트넘에서의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16~2017시즌부터 꾸준히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또 손흥민은 EPL 개인 통산 103골을 기록, 자신의 우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103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 골만 더 넣으면 또 다른 레전드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은퇴·104골)의 득점 기록을 따라잡는다. 이날 유럽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60을 주었다. 또 다른 통계매체 풋몹의 평점은 8.2였다. 영국 90MIN는 평점 8과 함께 "늦은 시간대에 골을 기록해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3시즌 연속 안필드에서 골을 터뜨렸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소속팀 토트넘이 3-4로 패해 웃지 못했다. 토트넘은 전반 15분 만에 3골을 내줘 0-3으로 끌려갔지만, 해리 케인의 만회골과 손흥민의 활약을 더해 따라붙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브라질 공격수 히샬리송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지난 부진을 털어내는 극적골이었다. 지난 해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히샬리송은 계속된 골 가뭄에 거센 비난에 시달렸다. 이번 득점을 통해 23경기 만에 리그 첫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곧바로 추가시간 리버풀 공격수 디오고 조타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교체로 들어온 루카스 모우라의 패스 미스가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손흥민(왼쪽)의 추격골 장면. /AFPBBNews=뉴스1
최종 스코어. 리버풀의 4-3 승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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