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셈프레인터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인터밀란 레전드이자 구단 부회장 하비에르 사네티는 결승 상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선 이 대회는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레알을 피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는 맨시티의 전력을 얕잡아보는 것이 아닌, 레알이 챔스 최강팀이라고 치켜세운 것이다. 레알은 대회 최다 14회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 해에도 챔스 정상에 올랐다. 분위기가 좋은 인터밀란이라도 레알의 엄청난 전력과 경험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인터밀란은 이날 열린 챔스 준결승 2차전 '연고지 라이벌' AC밀란(이탈리아)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앞서 1차전에서도 2-0으로 이긴 인터밀란은 최종합계 3-0을 기록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인터밀란이 '별들의 전쟁' 결승에 진출한 건 무려 13년 만이다. 2009~2010시즌 조세 무리뉴 감독의 지휘 아래 트레블을 차지한 바 있다. 우승 주역은 디에고 밀리토, 사무엘 에투, 웨슬리 스네이더, 마이콘 등이었다. 사네티도 당시 우승 멤버였다.
사네티 입장에선 오랜 기다림 끝에 AC밀란 복수에 성공했다. 때는 2002~2003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터밀란을 비롯해 AC밀란, 유벤투스 등 세리에A 3팀이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4강에서 AC밀란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사네티도 고개를 숙였다. 결국 AC밀란이 대회 최종 승자가 됐다. 레알을 꺾고 올라온 유벤투스와 결승에 맞붙어 승리를 거두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네티는 "(결승상대보다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결승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힘든 여정이었고, 준결승 더비는 쉽지 않았다"며 "2003년에 나는 패배한 쪽에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이번 대회도 상황은 비슷했다. 인터밀란은 우승후보로 꼽히는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독일), 플젠(체코)과 함께 '죽음의 조' C조에 속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고 3승1무2패(승점 10)를 기록, 조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대신 또 다른 우승후보 바르셀로나가 충격적인 탈락을 당했다. 분위기를 이어간 인터밀란은 16강에서 FC포르투, 8강에서 벤피카(이상 포르투갈)까지 잡아냈다. 4강에선 최대 라이벌 AC밀란까지 꺾고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네티는 이번 대회 죽음의 조를 통과한 것에 대해 "힘들었다"면서도 "우리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한편 레알과 맨시티는 4강 1차전에서 1-1로 비겼다. 2차전은 오는 18일 오전 4시에 열린다. 시모네 인자기 인터밀란 감독은 "레알과 맨시티 모두 훌륭한 팀"이라며 "누가 결승에 진출하든 싸울 준비가 돼 있는 인터밀란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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