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2023 메이저리그 원정 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메이저리그 커리어 첫 완봉승을 작성했다. 시즌 9승 달성. 이어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2회 좌월 투런포(시즌 37호)와 4회 중월 솔로포(시즌 38호)까지 터트리며 말 그대로 '괴력'을 보여줬다.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9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한 채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총투구수는 111개. 그중 스트라이크는 71개였다. 평균자책점은 3.71에서 3.43까지 떨어트렸다.
1회부터 출발이 경쾌했다. 선두타자 잭 맥킨스트리를 2구째 3루 땅볼로 유도한 뒤 후속 라일리 그린을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토켈슨을 3구째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공 9개로 1회를 마쳤다. 토켈슨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글러브에 들어가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에 따르면 오타니의 1회 최고 구속은 그린 상대로 던진 4구째 몸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로 96.8마일(약 155.7km)이 찍혔다.
이후 오타니는 5회 선두타자 케리 카펜터에게 이날 유일한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2회에는 카펜터를 5구째 1루 땅볼로 유도했다. 투구 이후에도 마운드로 성큼성큼 전력 질주를 펼치며 1루를 커버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맷 비어링을 4구째 2루수 빗맞은 뜬공으로 처리한 뒤 하비에르 바에즈를 4구째 바깥쪽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하며 2회를 삭제했다.
3회도 출발이 좋았다. 선두타자 아킬 배두를 상대로 1-2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6구째 99마일(약 159.3km)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뿌리며 배트를 헛돌게 했다. 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절묘한 궤적에 배두의 배트가 끌려 나왔다. 이어 잭 쇼트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에릭 하스를 4구째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번에는 98마일(약 158.5km)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절묘하게 걸치는 포심 패스트볼을 뿌리며 하스를 얼어붙게 했다. 하스는 잠시 타석에 머문 채 데렉 토마스 주심과 짧은 이야기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4회도 완벽했다. 선두타자 맥킨스트리를 4구째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킨 뒤 그린과 토켈슨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그린 상대로는 뚝 떨어지는 87.4마일(약 140.6km) 스플리터, 토켈슨 상대로는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84.7마일(약 163.3km) 스위퍼가 결정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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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회 안타만 허용하지 않았다면 노히터 할 뻔... '단 1피안타' 완벽했던 빅리그 커리어 첫 완봉승━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선두타자 배두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다음 타자 쇼트에게 6구째 볼넷을 허용했다. 이날 오타니의 첫 번째 볼넷이었다. 그러나 하스를 2구 만에 3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이닝을 삭제했다.
8회말 오타니는 이날 처음으로 2루 진루를 허용했다. 선두타자 비어링과 6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 바에즈를 2루 땅볼로 유도한 사이 비어링이 2루를 밟았다.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배두를 풀카운트 끝에 7구째 3루 땅볼, 쇼트를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냈다. 8회까지 투구 수는 97개.
그리고 9회말 오타니가 또 마운드에 올랐다. 하스를 2루수 짧은 뜬공, 맥킨스트리를 파울팁 삼진, 그린을 중견수 직선타로 각각 아웃시키며 메이저리그 커리어 첫 완봉승에 성공했다. 오타니는 완봉승을 달성한 뒤 포수 채드 왈락에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크게 흥분하지 않고 담담한 모습이었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경기 후 "오타니가 9회 등판을 원했다. 자신이 경기를 끝내겠다고 했다. 오늘은 더블헤더라 불펜을 쉬게 할 수 있었고, 이것이 향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오타니를 치켜세웠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오타니는 포심 패스트볼 62개, 스위퍼 26개, 커터 9개, 커브와 스플리터 각 5개, 싱커 4개의 구종을 골고루 섞어 던졌다. 속구 평균 구속은 97마일(약 156km)이었다.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힘을 내는 사이, 타자들도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오타니를 도왔다. 에인절스는 2회 무스타커스의 좌중간 안타와 렌프로의 좌전 2루타로 2, 3루 기회를 잡은 뒤 캐버지가 좌익수 희생 타점을 올렸다.(1-0) 이어 4회 2점을 더 달아났다. 1사 후 무스타커스의 좌중간 안타, 렌프로의 우전 2루타로 만든 2, 3루에서 캐버지가 2타점 우중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3-0) 6회에는 워드가 좌월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5-0을 만들었다. 8회 워드가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월 솔로 아치를 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다만 오타니는 타자로는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타율은 0.299에서 0.296이 됐다. 1회에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루킹 삼진을 당했고, 3회엔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5회에는 좌익수 플라이 아웃. 7회에는 4구째 루킹 삼진을 당한 뒤 9회엔 마지막 타자로 나서 초구에 2루 땅볼을 쳤다. 그래도 오타니는 9회말 곧장 마운드에 올라 빅리그 커리어 6년, 83경기 만에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1시간이 조금 지난 가운데,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연타석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리그 전체 홈런 1위. 아까 완봉승을 거뒀던 투수의 멀티홈런이라니…. 마치 만화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오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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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에인절스 vs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더블헤더 1차전(DH1) 선발 라인업(한국 시각 7월 28일)━
-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 잭 맥킨스트리(3루수)-라일리 그린(중견수)-스펜서 토켈슨(1루수)-케리 카펜터(지명타자)-맷 비어링(우익수)-하비에르 바에즈(유격수)-아킬 배두(좌익수)-잭 쇼트(2루수)-에릭 하스(포수). 선발 투수 마이클 로렌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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