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는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팀이 5-3으로 앞서던 5회 초 1사 만루에서 롯데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대타 김강민을 상대한 김상수는 초구 변화구를 통해 3루 땅볼을 유도했다. 정상적이라면 병살로 연결할 수 있었던 타구, 3루수 한동희가 잡은 후 3루 베이스를 밟고 홈으로 던졌다. 포스 상황이 해제되면서 볼을 받은 포수 정보근은 3루 주자를 태그해야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정보근은 홈플레이트만 밟은 후 1루를 바라봤다. 허무하게 한 점을 내줬다.
그래도 여전히 5-4로 롯데가 앞서던 상황, 그러나 6회에도 올라오며 멀티이닝을 소화한 김상수는 2번째 이닝에서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2사 후 추신수에게 오른쪽 펜스를 때리는 큼지막한 단타를 맞은 그는 2번 최지훈에게 3루 선상을 타고 가는 2루타를 맞았다. 타구가 방수포를 맞고 나오면서 좌익수의 처리가 늦었고, 추신수가 홈까지 파고들었다. 이어 최주환의 적시타까지 나오며 스코어는 5-6, SSG의 리드로 바뀌었다.
팀이 7회 말 정훈의 솔로홈런으로 6-6 동점을 만들며 김상수는 패전투수가 되는 상황은 면했다. 그러나 롯데는 결국 연장 10회 승부 끝에 6-7로 지면서 주말 루징시리즈를 확정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김상수는 후반기 들어 빡빡한 투구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롯데가 소화한 14경기 중 김상수는 9경기에 등판했는데, 이는 10개 구단 전체를 봐도 공동 1위에 해당한다. 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35세의 나이에 벌써 후반기 3연투만 두 차례 기록하면서 구원진을 지탱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평균자책점 2.35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투구 내용도 괜찮다. 5일 경기에서 2실점하기 전까지 그는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특히 5번의 만루 상황에서 삼진 3개, 병살타 1개를 유도하며 안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났다.
지난달 28일 광주 KIA전에서는 안타와 실책으로 1사 1, 2루 상황에 몰렸지만 김태군을 3루수 앞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이어 지난 1일 사직 NC전에서도 3-3으로 맞서던 7회 초 1사 1, 3루에서 박민우를 병살 처리하며 이닝을 마감했다.
이렇듯 필요한 상황에서 잦은 등판을 소화하고 있는 김상수를 향해 사령탑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김상수가 최근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자주 올라와 이닝 마무리를 잘해주고 있다"면서 "양질의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투혼이 무색하게 롯데는 김상수의 등판일에 좀처럼 이기질 못하고 있다. 후반기 14게임에서 단 4승에 그치고 있는 롯데는 김상수가 올라온 9경기 중 지난달 21일 사직 키움전을 제외하면 모두 패배했다. 김상수가 강제로 추격·패전조가 되고 있다.
지난 시즌 SSG에서 방출됐던 김상수는 올해 롯데에 새 둥지를 틀었다. 롯데 관계자는 "김상수는 사실상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타 팀과 영입 경쟁을 펼쳤다"고 말했다. 그 기대대로 김상수는 4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0.87로 호투를 이어가며 롯데 구원진에 큰 힘이 됐다. 하지만 5월 평균자책점은 5.23, 6월에는 11.12까지 상승했다.
6월 중순 한 차례 1군에서 말소됐던 김상수는 복귀 후 다소 흔들렸지만, 7월 들어 10경기 무실점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렇듯 쾌조의 폼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투구가 헛되지 않으려면 롯데의 선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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