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결국 'SON 톱' 변신 신의 한수였나, 무려 3년만 수상 현실화... '세계적 EPL 레전드와 어깨 나란히 할까'

김우종 기자  |  2023.10.06 10:33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9월 EPL 이달의 선수상 후보 7인. /사진=EPL 공식 SNS
EPL 사무국이 손흥민을 9월 이달의 선수상 후보로 선정하며 성적을 공개했다. /사진=EPL 공식 SNS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손흥민(31)이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선정됐다. 만약 수상의 영광을 안을 경우, 개인 통산 4번째이자 무려 약 3년 만의 수상이 된다.

EPL 사무국은 5일(한국시간) 9월 EPL 이달의 선수 후보 7인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훌리안 알바레스(맨시티), 재로드 보웬(웨스트햄),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올리 왓킨스(애스턴빌라), 페드로 네투(울버햄튼) 등과 함께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반면 올 시즌 손흥민과 함께 득점왕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EPL 최고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의 이름은 빠졌다.

손흥민의 개인 통산 4번째 수상 도전이다. 그리고 사실상 수상이 유력하다. 경쟁자들보다 손흥민이 월등하게 9월에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특히 새 사령탑인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후 손흥민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게 신의 한 수가 된 모양새다.

만약 손흥민이 수상할 경우, 지난 2020년 10월에 이어 약 3년 만에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다. 아울러 수상 시, 티에리 앙리와 앨런 시어러, 데니스 베르캄프 등 세계적인 EPL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EPL 사무국은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 핫스퍼의 주장은 9월에 새로운 역할인 최전방 중앙 스트라이커로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Tottenham Hotspur's captain excelled in September in his new role as a central striker)"면서 "손흥민이 6골을 터트리는 동안 토트넘은 무패 행진을 달렸다. 또 리그 1위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1점이 뒤진 2위로 9월을 마치도록 일조했다.(His six goals helped Spurs remain unbeaten and end the month in second place, only one point behind leaders Man City)"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의 활약과 함께 시즌 초반 토트넘은 굉장히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토트넘은 올 시즌 7경기를 치른 현재, 5승 2무로 승점 17점을 마크하며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총 17골을 터트리는 동안 8골을 내줬다. 1위 맨체스터 시티는 6승 1패를 기록 중이다. 토트넘과 마찬가지로 17골을 터트린 가운데, 5골을 허용했다. 토트넘의 뒤를 이어 아스널(승점 17점)과 리버풀(승점 16점), 아스톤 빌라(승점 15점)가 차례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달의 선수상 수상자는 EPL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팬 투표 및 전문가들의 표를 합산해 선정한다. 손흥민은 지난 2016년 9월(4골 1도움)과 2017년 4월(5골 1도움), 그리고 2020년 10월(4골 2도움)에 이달의 선수상을 각각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약 3년 만에 수상에 도전하게 됐다.

손흥민이 EPL 이달의 선수상 수상의 영광을 품에 안을 경우 세계적인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손흥민에 앞서 모하메드 살라와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데니스 베르캄프, 프랭크 램파드, 폴 스콜스 등 세계적인 레전드들이 이달의 선수상을 4차례 거머쥔 바 있다. 아울러 다음에는 웨인 루니와 로빈 판 페르시(이상 5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스티븐 제라드(이상 6회) 및 최다 수상자인 해리 케인과 세르히오 아구에로(이상 7회)를 넘볼 전망이다.

손흥민(왼쪽)과 제임스 매디슨. /사진=토트넘 공식 SNS
EPL 사무국의 설명대로 손흥민은 9월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손흥민은 개막 초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팀 내 주포였던 해리 케인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도 제임스 매디슨과 함께 막강한 공격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2일 펼쳐진 번리전(4라운드)이 그 서막이었다.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포문을 열었다. 이어 강팀을 차례로 만나 계속해서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는 멀티 골 활약을 펼치며 팀의 2-2 무승부에 일조했다. 계속해서 손흥민은 리버풀과 7라운드에서도 득점하며 2-1 승리를 견인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5라운드 경기만 제외하고 모두 골을 넣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맹활약과 함께 토트넘은 9월에만 3승 1무의 성적을 올리며 2위에 랭크됐다.

손흥민은 번리와 4라운드 경기 당시 팀이 0-1로 뒤진 전반 16분 동점 골을 터트렸다. 이어 토트넘이 3-1로 앞선 후반 18분 멀티 골을 완성한 뒤 후반 21분 기어이 해트트릭을 해냈다. 손흥민이 EPL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건 4번째였다. 손흥민은 2020년 9월 사우스햄튼전에서 4골을 넣으며 EPL 첫 해트트릭을 작성한 뒤 2022년 4월 아스톤 빌라전과 9월 레스터 시티전에서 각각 해트트릭을 달성한 바 있다. 더불어 영국 현지 시각 기준 같은 날 홀란드가 풀럼, 퍼거슨이 뉴캐슬을 상대로 각각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손흥민은 EPL 역대 두 번째로 하루에 3명의 선수가 해트트릭에 성공한 기록의 한 명으로 남게 됐다. 이는 1995년 9월 23일 로비 파울러, 앨런 시어러, 토니 예보아 이후 28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은 해트트릭의 상승세를 몰아 16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5라운드 홈 경기에 다시 한번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섰다. 이른바 '손톱(SON TOP)' 전술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득점까지 올리지는 못했다. 셰필드의 압박에 고전하며 이렇다 할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그래도 토트넘에는 또 다른 히어로가 있었다. 바로 올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던 히샬리송과 데얀 쿨루셉스키였다.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2골을 몰아친 끝에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출장해 후반 35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총 80분을 소화했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전체 슈팅 3개를 시도했고 그중 유효슈팅을 2개로 연결하며 상대 수비진을 위협했다. 패스 성공률은 89%였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다소 낮다고 할 수 있는 평점 6.0을 부여했다. 토트넘은 팀이 0-1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12분이 주어지자 더욱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히샬리송이 후반 추가시간 7분에 극적인 동점 골을 머리로 넣었다. 사실 히샬리송은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토트넘 이적 후 EPL에서 기록한 히샬리송의 2번째 골. 지난 4월 리버풀전 이후 약 4개월여 만에 나온 득점포였다. 후반 추가시간 9분에는 쿨루셉스키가 역전 골을 작렬시키며 짜릿한 승리의 맛을 봤다. 당시 후스코어드닷컴은 히샬리송에게 평점 7.6, 쿨루셉스키에게 최고 평점 8.3을 부여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은 아스널과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4-2-3-1 포메이션에서 측면 공격수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섰다. 손흥민을 필두로 좌우 측면 공격수에 데얀 클루셉스키, 마노르 솔로몬이 섰고, 제임스 매디슨과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가 중원을 형성했다. 포백은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반더벤, 데스티니 우도지 순. 골키퍼 장갑은 굴리에모 비키리오가 꼈다. 손흥민은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42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어 손흥민은 후반 10분 또 동점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볼 터치 27회, 패스 성공률 82%(17회 중 14회 성공), 키패스 1회, 크로스 1회(1회 시도)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아스널전이 끝난 뒤 외신도 손흥민 치켜세우기에 나섰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단순하게 득점만으로 손흥민의 활약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뒤 "손흥민은 두 차례 결정적인 찬스에서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93%의 패스 정확도를 기록했다. 키패스도 두 차례 성공시켰다. 이에 조직적인 아스널을 상대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리더 역할을 수행했다. 손흥민은 최근 북런던 더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날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마치 아스널을 상대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활약은 리버풀과 7라운드 경기로 이어졌다. 이날도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어 후반 24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총 69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전반 36분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리버풀의 기선을 제압했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히샬리송이 개인기를 발휘한 끝에 내준 패스를 문전에 있던 손흥민이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 특유의 골 냄새를 맡는 능력과 마무리 슈팅, 그리고 순간 움직임이 빛난 장면이었다. 리버풀의 중앙 수비수인 요엘 마티프가 몸을 던졌지만, 손흥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골로 손흥민은 유럽 무대 통산 200골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2008년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팀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 뒤 만 18세가 되던 2010년 프리 시즌을 통해 데뷔했다. 당시 9경기 9골이라는 골 결정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2012~2013시즌에는 리그에서 12골 2도움의 성적으로 분데스리가 첫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함부르크에서 78경기 20골 3도움의 성적을 올린 손흥민은 2013년 여름 레버쿠젠과 5년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이어 레버쿠젠에서 29골을 넣은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9시즌 동안 151골을 작렬시키며 유럽 통산 200골에 성공했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90min은 "유럽 통산 200골을 넣은 공격수 손흥민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칭찬했다. 이날 리버풀전에서 손흥민은 슈팅 4개, 패스 성공률 81%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7.6점,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7.04점을 각각 부여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경쟁자 6명의 성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상 손흥민의 수상이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훌리안 알바레스는 2골 2도움을 올렸는데, 팀은 3승 1패를 마크했다. 또 재로드 보웬은 3골을 터트렸으며, 그 사이 웨스트햄은 2승 2패를 기록했다. 황희찬의 팀 동료인 페드로 네토는 1골 3도움의 활약을 펼쳤으며, 울버햄튼은 1승 1무 2패의 성적을 냈다. 모하메드 살라는 9월 한 달간 2골 2도움을 마크했는데, 리버풀은 3승 1패를 거뒀다. 키어런 트리피어는 득점 없이 4개의 도움만 올리며 이달의 선수상 후보로 선정됐으며, 뉴캐슬은 3승 1패로 9월 한 달을 마쳤다. 끝으로 올리에 왓킨스가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4골을 터트렸으나 도움은 1개에 그쳤으며, 팀은 3승 1패의 성적을 냈다. 결국 손흥민의 9월 6골보다 많은 골을 터트린 선수는 없다. 더불어 소속 팀이 무패에 성공한 것도 손흥민이 유일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득점왕도 바라볼 만하다. 손흥민은 현재 6골을 터트리며 득점 랭킹 2위에 자리하고 있다. 득점 선두는 엘링 홀란으로 8골을 기록 중이다. 앞으로 경기가 많이 남아 있기에,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지난 2021~22시즌에 23골을 터트리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과연 손흥민이 개인 통산 4번째 이달의 선수상 수상과 함께 올 시즌 상승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토트넘은 오는 7일 오후 8시 30분 루턴 타운 FC와 리그 8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 뒤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손흥민. /사진=토트넘 공식 SNS
손흥민.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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