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25·안강건설)의 기세가 남다르다. 시즌 3승을 달성했고 이젠 한 단계 더 나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까지도 넘본다.
임진희는 22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물길·꽃길(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총상금 12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지난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이어 시즌 세 번째 우승을 따냈다. 시즌 3승으로 KLPGA를 대표하는 골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시즌 3승을 올린 건 박지영, 이예원과 임진희까지 단 3명 뿐이다.
우승 상금 2억 1600만 원을 보탠 임진희는 상금랭킹 6위에서 3위(9억 506만 원)로 올라섰고 대상 포인트에서도 2위로 상승했다. 7언더파 65타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도 세우며 환히 웃었다.
2021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생애 첫 우승을 올리기 전까진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골퍼라고 봐도 무방했다. 작년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통산 2승을 올린 뒤 그의 커리어가 완전히 뒤바뀌기 시작했다.
선두 임희정에 4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임진희는 보기 없이 버디 7개로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2015년 YTN 볼빅 여자오픈 때 장하나와 최은우, 그리고 이번 대회 1라운드 때 임희정 등이 각각 쳤던 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일 정도로 그 기세가 남달랐다.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임진희는 18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기록, 우승을 자축했다.
임진희는 "흔한 얘기일 수 있지만 목표를 잘 세우는 것 같다. 뚜렷하고 크게 세운다. 그래서 목표를 이루지 못한 해도 많지만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며 "1대1 코치가 3명이 있다.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과하다고 하지만 나는 믿고 계속 이렇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끊임없이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임진희는 "일정하게 치는 것을 배우고 있다. 트러블 상황에서는 잘 치는데 쉬운 상황에서 자꾸 미스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쉬운 상황이든 어려운 상황이든 압박감을 받는 상황이든 어떤 상황에서든 일정하게 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높다. "다승왕이 제일 큰 목표였다. 첫 승 없이는 다승을 할 수 없으니 최대한 빨리 여름이 오기 전에 우승을 하는게 첫 번째 목표였다"는 그는 "추운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샷감이 자꾸 떨어져서 불안했는데 이번 주에 해소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도 빼놓을 수 없다. 임진희는 "대상 포인트가 제일 유력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거에 욕심 부리지 않고 남은 대회에 탑텐을 계속 한다는 생각으로 가겠다"며 LPGA 진출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 지금 나이가 선수로서는 그렇게 적지 않기 때문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기만성형 스타로서 후배들을 향해 "다른 운동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것들이 많다. 특히 팀 스포츠는 나만 잘한다고 우승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골프는 나만 잘하면 되니까 다른 운동보다 노력의 대가를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냥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보다 내 만족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만족할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격려했다.
다음주부터 그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새로운 대회에 나선다. 임진희는 "기대도 되고 걱정도 많이 된다. 이상하게 제주도에서 경기를 하면 아주 잘 치거나 아주 못 치거나 둘 중 하다. 이번에는 잘 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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