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의 발달 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 혐의 4번째 공판에서 A씨의 다소 짜증섞인 말투가 담긴 훈육 음성이 공개되며 파장을 예고했다.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27일로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 4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번 공판에서는 주호민 아들이 A씨의 아동학대 혐의 증거로 확보하기 위해 수집했던 당시 상황이 담긴 150분에 달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재판부는 이날 "일단 원본파일 재생을 하되 사안에 따라서 다른 파일 등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 등교 때부터 하교까지 2시간 30분 가량 녹음됐으며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전체 공개를 밝혔는데 피고인이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답변을 첨언했다"라며 "검찰은 녹음파일 비공개를 주장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재판부의 질문에 A씨는 녹음파일 공개 여부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말을 잇지 못하다 결국 공개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직후 공개된 녹음 파일에서는 주호민 아들과 A씨와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를 듣던 재판부는 재생을 잠시 멈췄고 A씨 변호인은 "피해 아동(주호민 아들)이 다른 학교를 가다 왔다는 이야기를 했고 어디 갔냐고 선생님이 묻는 것이고 (어디론가) 못간다는 걸 피해 아동이 먼저 이야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화가 없는 음성이 계속 이어지자 "이 부분을 계속 들을 필요가 있나요?"라고 물었고, 변호인은 "연관된 부분이 있다. 지루하시더라도 참고해달라"라고 답했다.
이후 한 상황이 음성 파일을 통해 공개됐다. 파일에서 A씨는 수업 준비를 거쳐 차분하게 무언가를 아이에게 설명했고, 행동이 이해가 안되는 듯 "말을 제대로 해. 어떻게 됐어? 뭐가 그렇게야. 말을 해야지. 어떻게 됐어? 뭐? 뭘 보는 거야 그런데? 아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라고 다소 짜증을 내는 듯한 말을 했다.
이를 들은 재판부는 파일을 멈췄다. 재판부는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라는 말은 혼잣말이라도 다르게 들린다"라고 답하고 검찰에게도 "XX"라는 단어가 들린 음성에 대한 음질 개선을 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A씨가 이에 대해 기억이 잘 안난다는 취지이고 이에 검찰이 아니라는 반박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문제의 발언이 정확히 들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의 학대 주장에 대해 "아이가 집중을 못하니까 한 말이고 전체적으로 교육을 하는 취지다"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학생들이 집중을 안하게 되면 목소리를 높여서 집중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부분이 공소장 내용에 빠져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녹음파일에서 A씨는 주호민 아들에게 뭔가를 물어보며 다소 추궁하는 듯한 말투를 보였다. A씨는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물어보며 "어떻게 말해야 돼? 말을 해봐. 그림 보고 얘기하잖아 지금. 아빠가 던진 물건이 되돌아왔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차분하게 물어보고 부메랑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머릿속에?"라고 말했고 이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교육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많은 분들이 계서서 뭐라 하기 그렇지만 듣는 부모 입장에서는 속상할 표현이긴 하다"라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이 "검찰 공소장에 이 발언과 관련한 내용이나 동기 등이 없다"라고 답했다. 이후 변호인은 공백 음성에 대해 "쉬는 시간 없이 A씨가 피해 아동을 분리조치한 상황에서 다른 학생들이 반을 왔다갔다하는 과정이고 (피해아동 근처에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고 A씨도 재량 수업의 일환이라고 답했다.
"교육 차원이었다"라는 A씨 변호인들의 이러한 해명들이 나오자 현장을 찾은 일부 학부모들에게서 탄식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A씨는 손가락으로 3개를 의미하는 표시를 가르치며 "3개를 표시해야지"라고 말했고 A씨는 아이와 함께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라는 문구를 반복적으로 말했다. A씨는 "받아쓰기 교육이다. 뒷받침 소리를 잘 내기 위한 교육이고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일부 단어를 아이가 발음을 잘 못하자 다시 강조해서 말하기를 도와줬다. "글자 또박또박 읽어봐"라고 했다가 틀리자 "또 그렇게 읽는다"라며 지적했고 쓰기도 함께 교육했다.또한 아이가 적은 틀린 글자를 잘 지우지 않자 "순서가 틀렸지요. 깨끗하게 지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피해아동만 있는 상황이고 솔직히 모든 상황이 다 기억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이후 아이가 집중하지 않는 듯하자 "뭐하고 있어?"라며 다소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끝까지 다 쓰라고 했잖아", "다시 읽어", "아까 그렇게 읽었어?" "왜 안 읽어?"라며 다시 짜증을 내기도 했다. 이후 순간 A씨는 화를 냈고 "너 왜 여기에만 있는 줄 알아? 학교에 와서? 너 왜 이러고 있는 줄 알아?"라고 물었고 변호인은 "아이가 선생님의 손을 순간적으로 잡고 갑자기 다시 손을 확 놓고 일어서려고 했던 돌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왜 이러고 있는 건데? 왜 이러고 있어 너? 학교에 왔는데 친구들 얼굴 왜 못봐? 친구들하고 못 어울려.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가 너. 읽으라고"라고도 말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성실히 아이가 참여했는데 이와 관련 없는 발언이 나왔다"라고 답했고 변호인은 "제지할 필요성이 있었다. 아이가 '친구들을 볼 거예요'라고 말했다"라고 답했다. A씨는 아이를 향한 반복 지도를 하다 이상한 소리를 아이가 낸 것에 대해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는데 훈육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라는 것에도 동의했다. 변호인은 이 상황에 대해 "주호민 아들이 앞서 문제가 됐던 바지를 내린 행위를 떠올린 것이라고 덧붙이고 "A씨가 이에 대해 지시를 하는 과정이었고 'XX를 보여줘'라는 발언은 아이가 한 발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A씨는 '버릇이 너무 고약하다'는 문구를 보면서 "너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아이를 지목하는 듯한 말을 하고, "아휴 싫어. 싫어" 등의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해아동 입장에서 당황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고 변호인은 "아이가 단 한번도 제대로 안 읽으면 어떡하냐고 A씨가 말한다. 반복해서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고 한숨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가 짜증이 난 상황인 것 같다. 고약하다는 표현은 불필요했던 것 같고 '싫어'라는 표현은 혼잣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후 방청하던 한 학부모는 스타뉴스에 "A씨의 행동은 말도 안된다"라고 분노하며 변호사도, 교사도 장애아동을 전혀 가르칠 줄 모르는 것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A씨의 아동학대 혐의와 관련해 오히려 주호민 부부를 향한 비난이 거셌던 여론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모으는 부분이다.
이 재판은 주호민이 2022년 9월 자폐증 증상이 있는 아들 B군을 학대한 혐의로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를 고소하면서 알려졌으며 당시 B군은 2022년 9월 5일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분리 조치됐다. 주호민은 분리 조치 이후 B군이 평소와 달리 불안 증세를 보이자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증거를 수집했고, A씨의 아동학대를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호민의 이 해명은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과 맞물려 교권 침해 이슈로 부각되면서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이했고 주호민은 이에 대해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라고 재차 해명했지만 비난은 거셌다.
앞선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문제의 녹음 파일에 대해 "검찰이 2차 가해를 우려해 녹음 파일을 비공개할 것을 주장하나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됐고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재판에서 2시간 30분 가량 되는 녹음 파일 전체를 연속적으로 들어야 한다. 몰래 녹음했더라도 공개된 수업 내용이므로 공개 검증이 정당하다"라고 주장하고 "A씨는 3시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장애아동을 지도했으며 수업 전반적인 녹음을 들어보고 A씨의 발언이나 태도가 과연 직위해제가 될 정도였는지를 들어봐야 할 것이다. 공소장에 보면 A씨의 범행 동기에 대한 기재도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A씨 변호인과 동행했던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인은 공개에 대해 같은 취지를 밝히면서도 위법 수집 증거의 소지를 언급하며 "만약 이 파일이 공개된 이후 A씨의 아동학대 혐의 유죄의 증거로 쓰이게 된다면 이후 많은 교사들에 대한 녹음에 많이 팽배해질 것이고 교사들이 제대로 된 교육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지고 많은 교권 침해를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후 고문변호인은 "결국 '이거 증거 능력 인정해주네?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있네?'라고 하면 현장에서 교육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교사에 대해 발언해서 녹음할 것이고 그만큼 교사에 부담이 가게 된다. 그렇다면 누가 특수교사를 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A씨 고문변호인은 재판 직후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히면서 "검사의 공소 제기가 잘못됐다라고 생각이 든다. 교과서에 있는 부분까지 포함해서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하지만 녹취 내용을 살펴보면 그전에 그런 내용이 교과서에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상당히 반복적으로 언급을 했다. 이 부분까지 검사가 공소사실을 한 거는 마치 그 단어 문장이 아동학대로 보여질지는 몰라도 그 교과서에 있는 내용이 그전부터 계속해서 발언한 거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하고 녹취 파일에 주호민 가족의 녹취가 포함됐다면서 "수업시간이 끝난 이후의 상황이 담겼다. 재판부에 말한 것처럼 아동학대가 있었다고 하면 아동학대 후에 여러 가지 정황들도 하나의 판례상 판단 요소가 되는데 수업이 끝나고 나서에 대한 대화 녹음을 보면은 아동학대라고 보여지지가 않는다. 이 부분이 빠져 있었다. 30분 이상 꽤 긴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법률대리인은 A씨의 주호민 부부를 향한 고발 여부에 대해 "(문제가 된 녹음 파일에 대해) 8월 초에서 8월 중순 사이에 이야기를 나눴다. 녹음된 것에 대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서 물어봤고 A씨는 '장애 학생의 아버지를 고발하는 게 장애 학생에 대한 아픔을 주는 거고 그 다음에 지금 서울로 이사를 갔는데 그 장애 학생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지금 많이 걱정이 되고 눈앞에 어른거린다'라면서 장애 학생에 대한 걱정도 있고 만약에 고발을 하면 장애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아픔을 느낄까 봐 도저히 고발할 수 없다"라고 밝히며 현재 시점에서 고발 의사가 없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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