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56) 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7일 대한축구협회(KFA)의 전력강화위원회 3차 회의 끝에 한국 A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코앞으로 다가온 다음 달 21일과 26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의 홈-원정 2연전을 지휘한다.
정해성 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을 뽑은 이유로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1년 6개월 동안 팀을 꾸려오면서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 양쪽을 충분히 다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제의했고 황선홍 감독이 많은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황선홍 감독은 잠시 '투잡'을 뛰게 됐다.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을 동시에 지휘하는 어려움을 지적하자 정해성 위원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A대표팀 감독이 23세 이하 대표팀을 동시에 지휘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답했다.
정해성 위원은 3월 A매치 이후 6월 A매치 전인 5월 초에 새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2개월여 시간을 두고 국내 감독, 외국인 감독까지 폭넓게 후보를 추린 뒤 정식 감독을 뽑겠다는 계획이다.
팬들은 '정식 감독'이 아닌 '임시 감독'을 선임한 것을 반기고 있다.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해 정식 감독을 뽑는 게 맞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현재 올림픽 대표팀에 집중해야 할 황선홍 감독을 선임한 것이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황선홍 감독은 3월 A매치를 지휘하는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열리는 올림픽 대표팀의 중동 친선대회를 직접 이끌 수 없다. 중동 친선대회는 3월 18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데 대회 기간 동안 황선홍 감독 없이 코치진이 팀을 이끌 예정이다. 이 대회는 친선전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 올림픽 최종 예선 명단을 추리기 위해 선수들을 살펴볼 수 있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해성 위원장은 "이 대회는 올림픽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마지막 점검 차원 정도로 판단된다"며 대회 중요성을 간과했다.
정해성 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이 임시 감독 후보 3명 중 1순위였다고 강조했다. 황선홍 감독은 고심 끝에 협회 제의를 승낙했다. KFA를 통해 황선홍 감독은 "한국 축구는 위기다. 요청이 왔을 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고심 끝에 결정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올림픽 예선 도중 대표팀을 맡는 걱정도 엿보였다. 황선홍 감독은 "올림픽 예선이 촉박하다. 걱정도 되고 우려스럽다. 기존에 해왔던 방식대로 코치들과 긴밀히 얘기하겠다. 4월 예선(카타르 아시안컵 겸 올림픽 예선)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들게 상황을 만든 협회의 결정에 아쉬움이 따른다.
이날 정해성 위원장은 '황선홍 감독이 겸직이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감독을 탓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모든 것의 결과를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벌써 성적이) 안 좋게 나오면 어떡할 것이냐 물어보시면, 제가 전력강화위원장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황선홍 감독의 말처럼 한국 축구는 위기에 빠져있다. 이 사면초가 상황에서 협회에게 책임을 물을 일이 일어나지를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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