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선배님이..."
배우 최수종이 '고려거란전쟁' 종영 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후배 배우들의 입을 통해서다.
지난 10일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김한솔·서용수, 제작 몬스터유니온·비브스튜디오스) )이 종영했다.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
'고려거란전쟁'은 방송 초, 중반 그리고 마지막회까지 논란이 이어졌다. 주인공 현종을 '현쪽이'(현종+금쪽이)로 부르기도 했고, 16회 이후 역사 왜곡논란이 불거졌다. 마지막회에서 등장한 '귀주대첩을 두고 '우천취소'라고 비아냥 거리는 시청자들까지 나섰다. 호평만 받아도 아쉬울 시기에, 혹평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논란 속에 방송을 마친 '고려거란전쟁'. 종영 후 출연 배우인 김동준, 하승리, 김준배 등이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동준, 김준배, 하승리 등은 '고려거란전쟁'에서 만난 최수종과 인연을 언급하며 선배 배우에 대한 예의를 보여줬다. 더불어 배우 최수종, 인간 최수종의 선한 영향력을 전해 이목을 끌었다.
먼저, '고려거란전쟁'에서 고려 황제 현종 역을 맡은 김동준. 그는 인터뷰에서 최수종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2024년 3월 14일자 스타뉴스 기사 '고려거란전쟁' 김동준 "'연기 광인' 최수종 선배님..NG 없어"(인터뷰②) 중에서)
김동준은 극 중 현종에게 강감찬이 있던 것처럼, 촬영장에서 김동준에게는 최수종이 있었다고. 그는 "친구 같으셨다. '연기의 광인' 같으셨다"차고 털어놓았다.
또한 김동준은 최수종과 친해지고 싶어서 "아버지, 아버지"하고 따라다녔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걸 또 다 받아준 최수종이었다.
그는 "선배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끝날 때까지 따라다녔다"라면서 "제가 좋아했던 말이 스태프분들이 '선배님을 닮아간다'라고 하는 말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고려거란전쟁'을) 32부작을 하는데, 정치적 스승으로 강감찬이란 존재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데, 선배님 따라해보면 어떨까 했다. 선배님을 바라보는데 따라가게 됐다. 선배님한테 발성, 톤 이런 거를 많이 여쭤봤다. 제가 (선배님을) 앞에서 많이 봤다. 표현이 얼마나 많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닮아가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김동준은 촬영장에서 겪은 최수종의 미담도 전했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사계절을 다 경험했다. 더울 때도 추울 때도 겪었다. 현장 가는 게 좋았던 점이 다 웃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할 때 무게가 있는 내용이다보니까 웃음기보다는 진지한 부분이 많았는데도 다 화기애애했다. '이런 현장은 없을거다. 너무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힐링을 되게 많이 받았다. 촬영하는 순간에도 그랬다"라고 밝히면서 "수종 선배님이 다 인사하고 챙겨주시더라. 보조출연자분들도 챙겨주셨다. 하루 오신 분들에게도 더 먼저 다가가셨다. 한번 마주친 분도 도와주셨다. 선배님의 선한영향력을 따라갔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가 다음 작품, 앞으로 연기하는 순간에 사람을 대할 때 선배님의 모습을 많이 배워야겠다' 싶었다. 정말 멋있었다"라고 말했다.
'고려거란전쟁'에서 거란군의 명장 소배압 역을 맡았던 김준배. 그 역시 최수종과 일화를 공개했다. (2024년 3월 13일자 스타뉴스 기사 소배압' 김준배 "최수종 소탈한 형님..연기 호흡 흥미진진해" [인터뷰②] 중에서)
최수종과 연기 호흡에 대해선 "흥미진진했다"며 "이 형이랑 붙으면 어떤 감정이나 연기가 나올지, 시너지가 생기면 또 어떤 다른 모습이 나올지 그걸 항상 기대하게 만드는 형님이었다"고 전했다.
극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도 최수종과 마주하며 연기한 신을 꼽았다. 김준배는 "강감찬과 압록강을 마주 보고 진영을 오가며 대화할 때 되게 재미있었다"며 "서로 속내를 숨기고 계속 떠보는 건데, 인생을 산 구력 같은 게 나타나는 장면이라 연기하면서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준배는 "그냥 보기에는 되게 냉정하고 벽이 있을 것 같은데, 일할 때는 철저하게 하시고, 그다음에 우릴 대할 때는 너무 소탈하게 대했다"며 "너무 잘 웃고 장난도 잘 치신다. 얼굴에 막 장난기가 능글능글하다. 그러다 또 각 잡고 진지하게 연기하신다. 나도 처음엔 어렵게 대하다가 형님이랑 연기하는 게 재밌으니까 마음이 막 열리고 편해졌다. 이제 좀 친해지려고 하니까 (작품이) 끝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원성 역을 맡은 하승리 또한 최수종에 대한 언급을 했다. 극 안에서는 호흡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았던 하승리. 그는 최수종을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2024년 3월 13일자 스타뉴스 기사 하승리 "최수종 선배와 연기 못해 아쉬워..마주치면 두근두근" [인터뷰] 중에서)
하승리는 첫 대하사극 도전작인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다고 밝혔다. 특히 '사극의 왕'으로 불리는 최수종이 강감찬 역으로 캐스팅돼 더 큰 기대를 안게 했다고. 하지만 극 중 인물 관계상 하승리는 최수종과 연기 호흡을 맞출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에 하승리는 "너무 많이 아쉬웠다"며 "현장에서 한번 같이 호흡해 봤으면 너무 좋았을 텐데, 너무 그런 게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극 중 원성왕후 역을 맡았다.
하승리는 이어 "가끔 내 신이 끝나고 퇴근해야 하는데, 뒤에 신이 최수종 선배님이면 모니터를 보고 집에 가곤 했다"고 팬심을 고백했다. 하승리는 또한 "선배님이 가끔 분장실에서 마주치면 너무 사람 좋게 인사해 주셨다"며 "심장이 막 두근두근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팬심을 (직접) 전달하진 않았다. 선배님 앞에 서면 너무 떨려서 말을 못 하겠더라"고 전했다.
김동준, 김준배 그리고 하승리까지 전한 최수종과의 에피소드. 촬영장에서의 최수종은 상대를 배려하는 '배려의 아이콘'이었다. 배우로도, 사람으로서도 상대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상대를 얕잡아보지 않는, 후배에게도 좋은 기분 들게 인사를 전하는 그였다. '고려거란전쟁'에서 존재 자체만으로 의지가 됐다.
이런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 최수종이기에 '고려거란전쟁'에서 제작진이 그를 100%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극 초반부터 일부 네티즌들은 최수종의 존재감, 분량에 대해 지적을 했다. 최수종이 맡은 강감찬이 현종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표현으로 작품을 설명했지만, 현종과 강감찬이 아닌 현종의 성장 과정에 집중되면서 강감찬에 대한 서사가 부족했다. 특히 16회 이후, 양규(지승현 분) 장군의 죽음 이후에는 현종의 정치적 입지를 다루는 과정에서 왕후들의 갈등, 김훈(류성현 분)·최질(주석태 분)의 난과 이들의 배후에 있는 박진(이재용 분)의 전개는 극적 재미를 반감시켰다. 일부 시청자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8회 넘게 이어진 이 전개에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을 향한 질타를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고려거란전쟁'의 백미로 손꼽혔던 귀주대첩 재현은 방송 후, 다수의 시청자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일부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극 전환의 편집점과 귀주대첩이 마무리된 장면에 대한 설명 부족에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호평과 혹평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번졌다. 이후 일각에서 여러 의혹을 제기하면서 메인 연출을 맡은 전우성 PD와 극본을 맡은 이정우 작가를 향한 비난도 쏟아졌다. 귀주대첩 전후로 매끄럽게 이어질 전개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다. 이전, 이후 상황에 이렇다 할 설명의 장면 또는 자막이 없으니 귀주대첩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그저 아쉬울 따름이었다.
'고려거란전쟁'으로 '2023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까지 수상했던 최수종. 그러나 '고려거란전쟁'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등장이었다. 분량도, 전개도 제작진이 놓친 최수종의 존재감이었다. 그리고, 제작진이 놓친 최수종의 존재감은 배우들이 릴레이처럼 이어가며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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