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64구를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빗맞은 타구 2개가 2루타로 연결되며 실점한 게 옥에 티였지만 그보다는 완벽한 경기 운영과 투구가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 투구였다.
앞서 김민우의 담 증상으로 갑작스레 콜업돼 5이닝 1실점하며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챙긴 한화 투수가 됐던 황준서는 이후 불펜에서 활약하며 4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김민우가 부상으로 빠지며 이날 다시 한 번 선발로 기회를 잡았다. 최고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과 리그 내에서도 희귀한 왼손 포크볼러라는 점에서 특히나 좌타자에게 극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그래도 저희는 시범 경기 때 한 번 경험을 해서 그래도 준비를 잘했고 아마 선수들이 처음 봤으면 조금 이제 투구 직구나 변화구에 대한 각이나 이런 게 조금 어려워할 수 있는데 그래도 시범 경기 때 한번 다들 경험했던 투수라서 아마 별 문제없을 거라고 타자들은 믿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이날도 5개의 삼진을 잡아냈는데 좌타자에게 3개였고 반면 피안타 4개 중 좌타자에게 내준 건 단 하나였다. 특히나 구자욱의 타석이 하이라이트였다.
1회초 2사에서 구자욱을 만난 황준서는 1,2구 포크볼(스플리터)를 뿌렸고 구자욱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헛스윙을 했다. 볼카운트 0-2. 황준서는 이번엔 앞선 2개의 공과 시속 15㎞ 가량 차이를 보이는 바깥쪽 낙차 큰 커브로 구자욱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완전히 허를 찔려 루킹삼진을 당한 구자욱은 타석을 벗어나며 혀를 내둘렀다. 황준서가 결코 만만치 않은 투수라는 걸 인정하는 반응이었다.
4회초 1사에서 다시 한 번 격돌했다. 이번에도 초구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이끌어냈고 2구 커브, 3구 스플리터는 볼이 됐다. 4구 몸쪽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두 타석 스플리터 4구를 모두 헛스윙을 한 구자욱은 스플리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황준서는 이번에도 의표를 찔렀다. 이번엔 시속 20㎞ 가량 더 빠른 144㎞ 포심 패스트볼을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게 던졌다. 1회 타석 때의 반응을 붙여넣기한 듯한 반응이 또 나왔다. 이번엔 조금 더 감탄의 시간이 길었다. 고개를 흔들고는 황준서를 한 번 바라보기까지 했다. 짧은 순간이지만 황준서가 얼마나 까다로운 투수인지를 읽어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5이닝 동안 단 64구만 던지고 물러난 게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고 있는 신인 투수이기에 관리 차원에서 빠른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였다.
평균자책점(ERA)는 0.84에서 1.15로 상승했으나 피안타율은 0.151,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83으로 특급 투수의 자질을 읽어볼 수 있는 경기였다. 특히나 좌타자 피안타율 0.087로 구자욱이 괜히 어려움을 겪은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구자욱뿐 아니라 앞으로 만날 많은 좌타자들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를 자아내는 경기였다. 왜 '리틀 몬스터', 신인상 1순위라는 평가를 받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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