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소신 발언 "즉각 트레이드-코치진 교체 NO, 베테랑 중용" [대전 현장]

대전=안호근 기자  |  2024.06.03 17:40
김경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이 3일 취임식 이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역 최고령이자 최다승에 빛나는 김경문(66) 감독이 주황빛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 이글스는 시즌 도중 감독 교체 케이스로는 이례적으로 취임식을 개최하며 명장을 예우했다.

한화 구단은 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홍보관에서 제14대 김경문 감독 취임식을 개최했다. 박종태 신임 대표이사와 손혁 단장, 주장 채은성과 간판스타 류현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취임식에서 김경문 감독은 74번의 새 유니폼을 입고 각오를 전했다.

자연스레 선수 보강과 '사단 결성' 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무거운 목표 속에 8위 팀의 지휘봉을 잡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시즌이 이미 시작한 상황이기에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한 영입은 불가능한 상황. 트레이드를 통해 김 감독이 생각하는 야구를 풀어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조심스러워 했다. 취임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 나선 김경문 감독은 "트레이드는 매우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 팀에선 잘 맞지 않지만 다른 팀에 가면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며 "한 팀에서 선수가 자기 역할을 못하고 1년을 지나가는 것보다는 맞는 팀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조건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팀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트레이드를 논하기는 이르다. 경기를 치르면서 차근차근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의 개편도 예상해볼 수 있었다. KBO리그에서만 14시즌을 사령탑으로 보냈기에 자신의 야구 철학을 잘 이해하고 호흡이 잘 맞는 코치진이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일명 '김경문 사단'을 꾸리는 게 단기간에 더 좋은 성과를 내기에 좋을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이 취임식에서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이 또한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장 먼저 선수단을 생각했다. 그는 "스태프들이 선수들과 가장 가깝게 있었고 시즌이 중반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동요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지금 스태프들과 마음을 모아서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선수 기용과 자신의 야구 철학과 관련된 이야기에선 힘을 줘 말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의 가치를 높게 사고 발 빠른 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믿음의 야구'로 불릴 만큼 한 번 눈도장을 찍은 선수에겐 확실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김 감독은 "경기가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았기에 앞으로는 젊은 선수보다는 나이가 있는 선수들을 더 기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부분은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차근차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지만 김 감독의 베테랑 중용 의지를 읽어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한화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김 감독도 "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면 좋은 것이다. 내야수에도 좋은 선수들이 있다. 한화는 젊은 투수들이 좋다. 그 선수들을 바탕으로 강해지는 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성적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조건이라면 오히려 각종 변수에 쉽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베테랑을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외야수 김강민과 2군에 머물고 있는 이명기 등이 활용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해볼 수 있다. 1루수를 두고도 안치홍과 김태연, 채은성 등이 기회를 나눠가져가고 있는데 안치홍이 더 많은 경기에 나서게 될 수 있다.

'믿음의 야구'는 계속된다. 김경문 감독은 현역 시절 한 번 눈도장을 찍은 선수에게 확실하게 믿음을 보이며 부진해도 꾸준히 기회를 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할대에 허덕이던 이승엽을 꾸준히 중심타선에 배치했고 결국 일본과 준결승전, 쿠바와 결승전에서 연속 홈런을 터뜨린 게 가장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김경문 감독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감독은 "(뚝심의 야구는) 변치 않는다고 생각한다. 88경기가 남았는데 선수를 믿게 되면 조금 더 기회를 주고 믿고 기다리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가 이러한 기회를 먼저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중 하나는 뛸 수 있는 선수다. 김 감독은 과거 두산 감독 시절 이종욱, 고영민, 정수빈, 오재원, 민병헌 등을 앞세워 '육상부'를 가동시켰다. 두산은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를 흔들어놨고 한 베이스 더 달리는 전략으로 손쉽게 득점해 상위권에 머물 수 있었다.

한화는 현재 도루 부문에서 30개로 9위에 머물러 있다. 도루 성공률은 62.5%로 최하위다. 반면 주루사(22개)는 4번째, 견제사(3개)는 3번째로 많았다. 발 빠른 선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주루 플레이에서 손해를 보는 일도 많다는 걸 알 수 있는 지표다.

김 감독은 "(도루 성공률) 꼴찌를 하고 있더라. 점수 내는 방법은 다양한데 어느 팀이나 빠른 선수들이 많다면 강해질 수 있다"며 "한화도 빠른 선수들, 도루할 수 있는 선수들을 더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주루플레이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장진혁이다. 요나단 페라자와 함께 5도루로 팀 내 1위에 올라 있는데 실패가 한 번도 없었다. 페라자는 4차례나 실패했다. 최근 타격감이 가라앉아 있지만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누구보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지도자이기도 하다. '카리스마형' 지도자로 알려진 그는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선수단에 가장 강조한 것도 그것이다. 김 감독은 "야구는 한 사람이 잘해서 이기는 게 아니라 팀워크가 필요한 종목"이라며 "팀이 어려운 때이니만큼 한 사람의 마음보다는 같이 마음을 모아 매 경기를 풀어가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훈련과 경기 과정에서 자신만을 위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는 눈 밖에 날 수밖에 없고 반면 팀을 위한 희생이 돋보이는 선수는 김 감독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취임식과 기자회견을 치른 뒤 곧바로 수원으로 향했다. 4일부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치러질 원정 3연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팀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김 감독에게 맡겨진 임무는 명확하다. 바로 가을야구 진출이다. 김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다. 지금 색깔을 강하게 하기보다는 내가 해왔던 것과 한화만의 장점을 섞을 생각"이라며 "한화는 성적이 떨어져 있지만 충분히 반등 가능성이 있다. 2등이라는 것이 내 자신에겐 아픔이었다. 이곳 한화 이글스, 팬들과 함께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가운데)이 류현진(왼쪽), 채은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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