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매체 아웃룩인디아, 인디안익스프레스 등은 22일(한국시간) "올림픽 불참에 분노한 백웅기 인도 양궁 대표팀 총감독이 계약 만료 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백웅기 총감독의 주장에 따르면 인도 올림픽 협회(IOA) 관계자들이 파리에서 AD(Accreditation) 카드 발급을 기다리던 그에게 '떠나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백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코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감독으로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한국 대표팀에 안긴 지도자다.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기보배-최현주-이성진이 포함된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단체전 올림픽 7연패와 개인전 석권을 이끌었다.
2022년 인도 양궁협회(AAI)의 제의를 받아 지난 2년간 인도 양궁 대표팀을 이끌었다. 백 감독은 마르세이유 현지 적응 훈련까지 마치고 파리 현지에 도착해 AD 카드 발급을 기다리던 중 AD 카드 대신 인도행 귀국 티켓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 감독은 파리 현지 인터뷰를 통해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감독직에서 물러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 파리 올림픽을 위해 8월 30일까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라는 통보받았다. 이는 굴욕스럽고 모욕적인 일(humiliating and insulting)로 소니팟에 도착해 한국으로 귀국할 계획"이라고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백 감독을 대신해 AD 카드를 발급받은 이가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를 받는 관계자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또 다른 매체 인디아투데이는 "백 감독이 올림픽 AD 카드 문제로 쫓겨난 지 하루 만에 인도 양궁 대표팀이 그릇된 물리치료사를 받아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보도했다.
논란의 주인공은 물리치료사 아르빈드 야다브로 그는 지난해 11월 아일랜드 리머릭에서 열린 청소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캐나다 10대 선수에게 SNS를 통해 부적절한 접근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캐나다 감독은 이 사실을 세계양궁연맹에 보고했고, 세계양궁연맹은 인도 양궁협회 측에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인도 양궁협회는 자체 윤리위원회를 통해 '평범한 인사'였다며 이 문제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급한 인도 올림픽 협회와 인도 양궁협회의 결정에 백 감독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올림픽 본선에서는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 한국 양궁 선수들은 경쟁에 강하다. 한국과 인도가 결승전에서 맞붙는다면 90% 확률로 진다. 그래도 내가 (상대) 코치로 들어가면 한국 선수들이 나 때문에 더 많은 긴장과 압박을 느낄 것이고 그러면 인도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이렇게 할 거면 왜 돈을 들여 한국인 감독을 선임한 줄 모르겠다. 올림픽을 며칠 앞두고 큰 진전이 있었다. 이번 대회는 인도가 양궁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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