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등 주축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는 건 코칭 스태프의 과제다."
홍명보(55)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 말이다. 두 번째 경기인 오만전에서 과감한 전술 변화가 있을까.
한국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오만과 맞붙는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은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96위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기며 발목을 잡혔다. 76위 오만은 55위 이라크에 0-1로 패배했다.
지난 7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10년 만의 대표팀 복귀전에서 무기력하게 비겼다.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최정예 라인업을 가동하고도 결과를 못 얻어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고려해 오만전을 대비하겠다. 이강인과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을 잘 활용하는 건 코칭 스태프의 임무다"라고 책임을 물기도 했다.
전술 패착이었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공격진을 구축하고도 약체 팔레스타인에 쩔쩔맸다. 한국은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고도 팔레스타인을 공략하지 못했다. 특히 아시아 예선에서 나온 전형적인 문제다. 깊게 내려선 상대 수비를 효과적으로 깨부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빛나는 손흥민도 고립됐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일 첫 공식 훈련에 앞서 "손흥민은 왼쪽에서 뛰는 걸 선호하고 잘 하더라"라며 손흥민 활용법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손흥민은 좀처럼 공을 잡지 못하자 미드필드까지 올라와 직접 원투 패스를 주고받기도 했다. 골문과 거리가 먼 곳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의 파괴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와중에 이강인만이 오른쪽 측면에서 고군분투했다. 상대 수비 두세 명이 에워싸도 유려한 드리블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한국의 공격을 풀었다. 개인 능력으로도 팔레스타인의 수비진을 깨부수며 군계일학 공격력을 선보였다.
다만 한국은 골 결정력 부재에 울었다. 이강인과 손흥민은 한 차례씩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날카로운 프리킥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무득점이 이어지는 와중 경기를 완전히 내줄 뻔했다. 후반 막바지 웨삼 아부 알리(알 아흘리)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조현우(울산HD)가 간신히 쳐내며 패배는 면했다. 해당 장면을 두고 아시아축구연맹(AFC)도 "팔레스타인이 한국을 꺾을 뻔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한국은 경기를 0-0으로 마쳤다.
심지어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은 선수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국전 풀타임을 뛴 라미 하마데흐는 1년간 무적 상태다. 마크람 다부브 감독이 "힘든 상황에서도 팔레스타인은 최대한 선수단을 꾸렸다. 덕분에 최선의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전례 없는 야유세례도 받았다. 붉은 악마를 비롯한 한국 홈 관중들은 선임 과정서 논란이 불거진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을 향해 '피노키홍', '협회는 삼류'라는 걸개를 펼치며 비판을 쏟아냈다.
비록 한 경기로 여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당장 눈앞의 승리가 급한 한국이다. 홍명보호는 지난 7일 오만 무스카트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당일 오후 알시브 스타디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쳤다. 한국은 3차 예선에서 팔레스타인, 오만,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와 B조에 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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