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에도 축제 "잘생겼다 이범호, KIA 없이는 못살아" 열창, '타이거즈 가을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2024.09.19 22:15
KIA 소크라테스가 19일 두산전 4회초 홈런을 날리고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려가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연휴가 끝난 직후 열린 평일 경기임에도 잠실구장이 가득 찼다. 순위 경쟁이 한창인 홈팀 두산 베어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미 우승이 확정된 KIA 타이거즈 측 원정 관중석까지 가득 찬 건 예상 외 결과였다.

KIA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과 시즌 최종전에서 4-9로 대패했다.

경기 초반부터 선발 에릭 스타우트가 허벅지를 붙잡고 쓰러졌고 두산 타선을 막지 못해 패했다. 2연패에 빠졌음에도 KIA 팬들은 결과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다.

KIA는 지난 17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에 이어 7년 만에 기쁨을 누렸다.

다만 우승의 기쁨을 완전히 누리진 못했다. SSG 랜더스에 패했기 때문.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에 패하며 매직넘버를 지워 우승을 확정했지만 경기 종료 시간 차이가 불과 3분 차이였기에 팬들은 경기장에서 제대로 우승의 기쁨을 누릴 여유가 없었다.

이날은 일찌감치 많은 KIA 팬들이 잠실구장으로 몰려들었다. 경기 시작을 20여분 남겨둔 시점에서 매진을 이뤘다. 두산의 올 시즌 26번째 매진. 금요일 5회를 제외하면 올 시즌 평일 매진은 4월 10일 한화 이글스전과 이날이 유이했다. 그만큼 이례적인 날이었다.

KIA 팬들은 경기 초반부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기록의 사나이' 김도영이 보답했다. 국내 선수 최초로 40홈런-40도루에 도전하는 김도영은 정규리그를 확정한 가운데 이날 1번 타자로 전진 배치됐다. 1회초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3루타를 때려내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김도영(오른쪽)이 1회초 득점으로 단일 시즌 최다 득점 타이 기록을 세우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어 김선빈의 땅볼 타구 때 홈을 밟았다. 김도영의 올 시즌 135번째 득점. 이로써 김도영은 팀 선배 서건창(당시 넥센)이 2014년 달성한 KBO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KIA 팬들이 더 열광적인 응원으로 화답했다.

스타우트가 불의의 부상으로 빠지며 투수진이 흔들렸고 결국 4-9로 패배를 떠안았다. 사실상 승패가 갈린 9회초에도 KIA 응원단은 축제 분위기였다.

물론 KIA 선수들이 마지막 집중력을 보여주긴 했다. 2사에서도 한승택이 볼넷, 최원준이 안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팬들의 응원은 타석의 선수들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응원단에선 "잘생겼다 이범호" 응원가가 나왔고 "KIA 없이는 못 살아"가 울려퍼졌다. 이미 KIA 팬들에겐 경기 결과는 중요치 않았다. 이미 우승을 확정했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야구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행복감이 KIA 팬들 사이엔 퍼져 있는 듯 했다.

김도영을 전진배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남은 경기에서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하는 게 최우선이다. 더불어 한 시즌 동안 뜨거운 사랑을 보여준 팬들에게 최대한 보답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김도영을 1번 타자로 내세운 이유를 밝혔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팬들을 위한다는 것이었다. 이 감독은 "도영이가 (40-40 달성)하는 걸 원하는 많은 팬분들이 한 타석이라도 더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며 "그래서 개인적으로 1번을 맡는 게 가장 좋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편하게 하위 팀들의 혈투를 지켜보게 될 KIA는 벌써부터 가을 축제를 즐기고 있다.

소크라테스(왼쪽에서 2번째)가 홈런을 날리고 들어오자 환영하는 동료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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