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GOAT'의 품격→결국 추신수 은퇴식 내년으로 미룬다... '왜' 파격 결단 내렸나

김우종 기자  |  2024.09.21 07:23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추신수(42)가 은퇴식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올 시즌 SSG가 마지막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팀을 위해 내린 파격 결단이었다.

SSG 랜더스 구단은 20일 "추신수의 은퇴식이 내년 시즌에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SSG 구단은 "추신수와 합의한 결과, 현재 팀이 가을 야구 진출 경쟁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점에서 선수단이 경기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은퇴식을 다음 시즌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SSG는 "이에 구단도 내년 시즌 많은 팬 분들과 함께 은퇴식을 열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한국 야구의 G.O.A.T(Greatest of all time)'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추신수는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이어 클리블랜드 가디언즈,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2021년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추신수는 빅리그 16시즌 통산 16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4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한국인 타자 중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다. 또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2009년에 3할-20홈런-20도루 고지를 밟기도 했다.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 사이클링 히트(2015년), 최다 타점(782타점)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가 최근 깨트리기 전까지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홈런(218개)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던 추신수다.

추신수는 2021년 새롭게 창단한 SSG 랜더스에 입단한 뒤 더그아웃 리더로 많은 역할을 해냈다. 특히 입단 첫해 잠실구장의 열악한 시설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하면서 시설 개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해 3월 추신수는 "원정팀 (실내) 배팅 케이지(batting cage·야구서 타자가 타격 연습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놓은 곳)가 없는 게 아쉽다. 선수들이 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치료 공간도 부족하다. 뜨거운 물을 받을 수 있는 곳조차 없다. 이른 시일 내 한국 야구도 그런 부분에서 개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결국 그 후 잠실구장은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더욱 나은 시설을 갖출 수 있었다. 또 각종 기부와 사회 환원 활동을 펼치면서 많은 야구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추신수는 지난해 12월, 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그리고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며 "구단도 신임 (이숭용)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내년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 연봉(3000만원) 계약 및 연봉 전액 기부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지난 7월 말부터 추신수는 마지막 원정 시리즈에 맞춰서 은퇴 사인회를 열며 9개 구단 팬들과 호흡하고 있다. 또 지난 19일에는 구단 관계자 약 150명에게 저녁 식사와 선물을 대접하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줬다. 당초 SSG 구단은 성대한 은퇴식을 준비 중이었다. SSG에서 4년간 뛰며 헌신했으며, 한국 야구의 최고 스타인 추신수를 예우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팀이 최근에도 치열한 5강 싸움을 펼치면서 은퇴식은 내년으로 미루기로 결단을 내렸다.

SSG는 20일 기준, 66승 68패 2무로 리그 6위에 자리하고 있다. 5위 KT 위즈(69승 68패 2무)와 승차는 1.5경기. 최근 4연승으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 특히 21일 KT와 운명의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단숨에 승차를 0.5경기로 좁힐 수 있다. 결국 추신수와 SSG 구단은 이런 팀 사정을 고려해 그의 은퇴식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한 것이다. 팀을 위한 헌신이자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SSG 관계자는 "내년 시즌 많은 팬과 함께 추신수 선수의 은퇴식을 개최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추신수는 올 시즌 어깨 부상 등으로 77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한 가운데, 타율 0.282, 5홈런, 37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2021시즌부터 KBO 리그 4시즌 통산 43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3(1504타수 396안타) 54홈런, 2루타 70개, 3루타 5개, 205타점 266득점, 51도루(19실패), 276볼넷, 42몸에 맞는 볼, 370삼진, 장타율 0.424, 출루율 0.388의 성적을 기록했다.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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