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눈물 흘리며 사퇴 선언 "내 명예가 달린 일..." 사후 회유 의혹엔 "동의 못해"

이원희 기자  |  2024.09.25 09:31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총괄기술이사.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임생(53) 대한축구협회 총괄기술이사가 눈물을 흘리며 사퇴를 선언했다.

이임생 이사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의 증인으로 나서 "이것은 내 명예가 달린 일이다. 저는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이사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브리핑 당시 "내가 홍명보 감독을 설득했다"면서도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최종 결정권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이사가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날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이 이사와 전력강화위원 A씨의 메신저 내용에 따르면 동의보다는 회유가 오간 분위기였다. 민 의원이 제시한 메신저는 홍 감독 선임 발표 이튿날인 7월 8일에 이뤄졌다.

메신저 내용에서 이 이사는 "모 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하겠다고 전화 드리고, 동의 받은 부분만 컨펌해주면 됩니다"라고 A씨에게 요청했다. 그러자 A씨는 6분 뒤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이사는 "이유는요"라고 되물었다.

민 의원이 사후 회유 의혹을 제시하자 이 이사는 "전혀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에게 구한 동의는 홍 감독 선임 이후 회유가 아닌 자신에게 결정권을 위임한 것을 기자에게 알려달라는 절차였다고 해명했다.

또 이 이사는 울먹이며 "내가 사퇴하겠다. 내 명예가 달린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내가 통화 안 하고,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것에는 절대 동의하지 못하겠다.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과는 2분 44초 통화했다. 기자분이 요구한 것을 해주지 못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 선임에 문제점을 제기했던 박 전 위원은 "전화 통화를 1분가량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동의를 구하는 이야기는 나눴지만, 내가 느끼기엔 통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총괄기술이사가 현안 질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이 이사는 마지막 발언에선 "대표팀 선수들이 잔디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한국 축구를 위해 좋은 잔디에서 잔디에서 경기력을 보여주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재수 문체위 위원장은 "진짜 선수들을 도와줘야하는 건 거기 앉아 계신(축구협회) 분들이다. 축구협회를 이끄는 분들의 진심 어린 반성이 필요하다. 마지막 발언조차 회피성이라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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