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의 2024년은 파란만장했다. 비록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끝내 밟지 못한 채 귀국했지만, 그래도 박수받아 마땅한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사실 고우석은 LG와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는, 또는 FA(프리에이전트) 대박이 보장된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그렇지만 고우석은 2023시즌을 마친 뒤 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미국 무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었다. 고우석은 지난 1월 초 극적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기간 2+1년, 총액 450만 달러(한화 약 59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로 향했다. 고우석은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7번째 선수가 됐다. 또 투수만 놓고 보면 류현진과 김광현(SSG 랜더스)에 이어 3번째였다.
만약 고우석이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운명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이렇다 할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고, 결국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당시 한국 서울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에 동행하긴 했지만, 끝내 개막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그렇게 더블A 무대에서 미국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 무대도 쉽지 않았다. 지난 5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더블A 10경기에 구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후 트리플A 무대로 승격하긴 했으나, 5월 말 갑작스럽게 지명 할당 처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DFA는 메이저리그에서 구단과 선수가 맺은 계약을 변경하거나 혹은 해지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다. DFA 처리가 되면서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즉시 제외됐고, 동시에 자동으로 웨이버 공시가 됐다. 샌디에이고와 마이애미 구단 모두 고우석을 외면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고우석의 올 시즌 마이너리그 성적은 44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은 6.54. 총 52⅓이닝 동안 68피안타(8피홈런) 45실점(38자책) 3몸에 맞는 볼 22볼넷 52탈삼진 피안타율 0.306,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72의 성적을 거뒀다. 트리플A에서는 16경기에서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 더블A에서는 28경기에서 2승 3패 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8.04의 성적을 각각 남긴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올랐다. 그리고 현재 고우석은 한국에 조용히 귀국한 뒤 모처럼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가 열린 잠실구장을 찾아 LG 트윈스의 옛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상무에 입대한 LG 트윈스 투수 이정용 역시 이날 경기장을 찾아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제 고우석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마이애미와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다. 일단 고우석이 잔여 연봉 등을 받으면서 내년 시즌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우석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아무래도 재도전과 연봉 문제 등이 걸려있기 때문에 일단 내년에도 미국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고우석은 포스팅을 통해 해외로 진출했기에, 국내 무대로 복귀할 시에는 원소속 구단인 LG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시즌 도중 만약 상황이 달라진다면 LG 복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면서 메이저리그 승격을 다시 한 번 노릴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지난해 고우석은 미국 진출을 앞두고 "개인적으로는 영어를 잘할 수 있을 정도만큼은 머무르고 싶다. 그래도 영어는 마스터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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