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시우스 눈물' 인종차별 팬, 사과 편지→징역 1년+3년 출입금지... "스페인은 인종차별 나라" 재조명

박재호 기자  |  2024.09.27 13:40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3)에게 인종차별을 한 팬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2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 행위를 한 피고인이 징역형의 집행 유예 처분을 받았다"며 "레알 선수에게 인종차별을 한 역대 세 번째 유죄 판결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피고인은 비니시우스에게 사과 편지를 보냈고 인종차별 금지 프로그램도 이수했다"며 "우리는 인종차별 근절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니시우스는 스페인 라리가 진출 후 끊임없이 인종차별에 시달려 왔다. 2년 동안 그를 향한 인종차별 사례는 16건에 이른다. 그때마다 라리가 사무국과 구단은 가해자들에게 강력한 조치를 취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은 라리가와 스페인 사회에 만연하다.

이번에 징역형을 받은 피고인은 이강인의 전 소속팀인 마요르카 팬이다. 이 팬은 지난해 2월 레알과 마요르카 경기 도중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2주 뒤에는 나이지리아 국가대표이자 비야레알 공격수 사무엘 추쿠에제에게도 인종차별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마요르카 법원은 이 팬에게 징역 1년과 3년간 축구장 출입을 금지했지만 전과가 없어 집행이 유예됐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운데)가 지난 2023년 5월 라리가 35라운드에서 인종차별을 한 원정팬들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난 6월에는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을 한 발렌시아 팬 3명이 징역 8개월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 원정을 떠났다가 발렌시아 홈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놀랍게도 당시 인종차별은 소수가 아닌 집단 행위로 이뤄졌다.

경기 전부터 발렌시아 팬들은 떼를 지어 "비니시우스는 원숭이야"라고 구호를 외쳤다. 경기가 시작되자 인종차별 언행은 더욱 심해졌다. 비니시우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원숭이라고 조롱했다. 한 관중은 골대 뒤편 가까운 관중석에서 원숭이 동작을 흉내 내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결국 폭발했고 심판에게 원숭이 흉내를 낸 관중을 직접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의 조롱은 멈추지 않았고 비니시우스는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3월 브라질과 스페인의 평가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비니시우스는 "스페인은 인종차별 국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 그렇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인종차별주의자가 만연하다. 그리고 그들은 경기장 안에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인종차별이 무엇인지 모른다. 때문에 우리가 변해야 한다. 23살인 내가 스페인 사람들에게 인종차별이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며 눈물을 흘렸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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