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의 40(홈런)-40(도루) 도전 기회는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게 됐다. 상대는 '정면승부'를 예고한 가운데, 마지막 게임에서 극적인 달성을 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도영은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출전, 5타석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3루쪽 빗맞은 내야안타로 출루한 그는 3회에는 유인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이어 6회에는 타선의 폭발 속에 한 이닝 두 번의 타석에 들어섰다. 무사 1루에서 등장한 그는 유격수 쪽으로 굴러가는 타구를 날린 후 빠른 발로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박찬호의 적시타로 홈을 밟은 김도영은 팀이 6-6 동점을 만든 후 다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초구에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되면서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7회에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평소라면 김도영의 이날 성적은 준수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홈런 2개'다. 그렇기에 빠른 발을 통한 멀티히트 달성도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바로 40-40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김도영은 역대 최초 월간 10-10, 최연소 30-30, 단일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 달성 등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남은 것이 바로 40-40 클럽 가입이다. 앞서 KBO 리그에서 40-40을 달성한 선수는 2015년 NC 에릭 테임즈(47홈런-40도루)가 유일하다. 김도영이 이를 해낸다면 역대 2호이자 국내선수 최초가 된다.
28일 경기 전까지 김도영은 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홈런 2개만을 남겨뒀다. 2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38호 홈런과 40호 도루를 기록하며 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지만, 이후 3경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으로 나쁘지 않았음에도 좀처럼 홈런포가 나오지 않았다.
기록 달성이 점점 미뤄지면서 자칫 조바심이 생길 수도 있다. 이범호(43) KIA 감독 역시 "본인만 못 칠까봐 걱정하면서 들어갈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석에 들어갔을 때 기록을 꼭 이루고 싶기에 타석 들어갔을 때 그 긴장감을 안다. 타석 들어갔을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겠다는 건 든다"고도 했다.
이제 KIA에 남은 경기는 단 1게임, 오는 30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이다. 올해 김도영은 NC전 15게임에서 타율 0.434(53타수 23안타), 4홈런의 성적을 내고 있다. 상대 타율은 9개 구단 중 가장 높다. 여기에 일정상 등판도 가능했던 NC 에이스 카일 하트가 27일 경기를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된 것도 김도영에겐 긍정적이다.
40-40 달성이 다가온 이후로도 상대 투수들은 김도영을 대놓고 피해가는 승부를 펼치지 않고 있다. NC 역시도 마찬가지일 전망이다. 공필성(57) NC 감독대행은 최근 김도영과 승부에 대해 "붙어야지 왜 볼넷으로 내보내냐"고 말했다.
김도영의 기록을 밀어주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공 대행은 "좋은 선수와는 붙어봐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아니면 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더 노력하려고 할 것이다"고 했다. 투수들이 김도영이라는 강타자를 상대로 얻어가는 게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또한 공 대행은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들은 당당하게 붙어서 기록을 내는 게 훨씬 더 값질 것이다"는 소신도 밝혔다.
어쨌든 김도영에게는 또 한 번의 대기록 달성 기회가 찾아왔다. 이제 모든 야구팬들의 시선은 30일 광주로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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