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1.576' 만장일치급 월간 MVP 구자욱, '투수 줄 부상' 삼성의 '가을 구세주' 될 준비 마쳤다

안호근 기자  |  2024.10.11 17:42
삼성 구자욱.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주장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돌입한 시즌. 삼성 라이온즈가 기다리던 토종 거포를 자처했다. 3년 전 뼈아픈 기억을 안겼던 가을야구를 목전에 두고 누구보다 뜨겁게 불타오르며 굳은 각오를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구자욱(31)은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선정한 9~10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구자욱은 9~10월 16경기에서 타율 0.500(58타수 29안타) 9홈런 24타점 18득점, 출루율 0.559, 장타율 1.017, OPS(출루율+장타율) 1.576을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과 홈런 1위에 오르는 등 압도적인 면모를 뽐냈고 이변 없이 9~10월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다.

KBO에 따르면 구자욱은 기자단 투표 30표 중 29표(96.7%), 팬 투표에서 39만 5194표 중 22만 1373표(56.0%)를 받아 총점 76.34점을 획득했다. 팬 투표 4만 8552표, 총점 6.14점으로 2위를 차지한 LG 홍창기를 70.2점 차로 여유 있게 제쳤다. 2012년 프로 입단 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MVP를 수상했다.

시즌 막판 유독 눈부셨지만 구자욱의 활약은 올 시즌 내내 이어졌다. 129경기에서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92득점, 출루율 0.417, 장타율 0.627, OPS 1.044를 기록했다. 타율과 타점, 출루율 4위, 장타율 3위, 홈런 5위, OPS 2위로 타격 지표 대부분에서 상위권을 장식했다.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홈 팬들에게 인사하는 구자욱(가운데).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특히 홈런이 돋보였는데 데뷔 후 최다였던 2021년 22홈런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2018년(다린 러프·33홈런) 이후 6년 만에, 국내 선수 중에선 2016년 최형우(31홈런) 이후 8년 만에 나온 30홈런이었다. 더불어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승엽 두산 감독(56홈런) 이후 삼성 토종 선수 중 최다 홈런이기도 했다.

타선을 든든히 이끈 구자욱의 활약 속에 일찌감치 2위를 확정한 삼성이지만 최근 걱정이 커지고 있다.

1선발 역할을 해온 코너 시볼드가 견갑골 통증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채 플레이오프(PO) 진출이 어려워졌고 마무리 오승환 또한 후반기 이후 부진으로 인해 PO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심지어 지난 9일엔 삼성의 불펜에 힘을 보탤 좌완 베테랑 백정현마저 뼈아픈 부상을 당했다. 자체 청백전 도중 얼굴로 날아드는 타구를 막기 위해 손을 뻗었는데 오른손 엄지 미세골절 부상을 당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공을 맞은 좌측 눈두덩이는 타박 소견에 그쳤으나 미세골절로 인해 PO 출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마운드에서 전반적으로 큰 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은 타선에서 해결해야 하는 형국이 됐다. 단연 그 중심엔 구자욱이 있다.

구자욱은 지난 7일 상무와 연습경기에서도 2타수 2안타(2루타) 1득점으로 여전한 타격감을 과시했다. 13일 오후 2시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질 PO 1차전부터 맹타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준PO의 최종 승자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PO 엔트리에서 제외될 예정인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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