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데니 레예스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강민호의 8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2승 후 1패를 당했던 삼성은 3차전 무득점 침묵을 깨고 드디어 3번째 승리를 챙기며 '왕조 시절'의 마지막해였던 2015년 이후 손꼽아 기다렸던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삼성은 광주로 이동해 20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가진 뒤 21일 곧바로 1차전에 나선다.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지명타자)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지난 9일 준PO 4차전 등판 이후 열흘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디트릭 엔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이성규(우익수)-르윈 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타자)-김헌곤(좌익수)-김영웅(3루수)-강민호(포수)-전병우(2루수)-이재현(유격수)로 맞섰다. 선발은 1차전에서 6⅔이닝 3실점(1자책) 호투로 승리를 챙긴 데니 레예스가 나섰다.
비로 인한 하루의 휴식이 타자들의 타격감을 싸늘히 식게 만든 것일까. 아니면 잘 쉰 투수들의 공에 워낙 위력이 넘쳤던 것일까. 예상을 뛰어넘는 완벽한 투수전 양상이었다.
LG 엔스는 6이닝 동안 103구를 던져 1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완벽투를 펼치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1회초 선두 타자 김지찬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에도 삼진 2개를 잡안며 위기를 지웠고 2,3회는 삼자범퇴로 마쳤다. 4회엔 볼넷 하나, 5회엔 안타 하나를 내줬으나 실점은 없었다. 특히 5회엔 볼넷과 희생번트로 1사 2루에서 전병우와 이재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미소를 지었다.
삼성 레예스도 못지 않았다. 경기 초반엔 포수 강민호의 도움이 있었다. 1회 홍창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도 강민호가 2루 도루를 저지했고 2회에도 1사에서 안타를 치고 2루를 훔치려는 오지환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철저히 맞춰잡는 피칭으로 재미를 봤다. 2가지 종류의 속구와 체인지업, 커터와 커브 등으로 LG 타선을 제압했다.
좌타자 홍창기를 맞아 정대현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레예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두 차례 견제구에도 굴하지 않은 김대원이 결국 2루를 훔쳐냈다. 이어 몸에 맞는 공. 다시 한 번 투수 코치가 레예스를 찾았으니 이번에도 선택은 레예스였다.
믿음이 통했다. 레예스는 신민재에게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했고 결국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가 됐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승부가 이어졌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레예스는 LG의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잡아냈다. 무려 110구를 뿌리는 역투로 삼성 팬들을 열광케 했다.
8회초 강민호가 기회를 살렸다. 3차전까지 타율 0.182(11타수 2안타)로 베테랑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강민호가 드디어 값진 한 방을 날렸다. LG의 두 번째 투수 손주영과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카운트 3-1에서 5구 시속 147㎞ 높게 제구된 속구를 강타, 좌중간을 넘기는 비거리 129m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임창민이 선두 타자 문보경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박동원에게 3구 연속 볼을 던지며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이내 삼진을 잡아냈다. 대주자 최승민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박해민까지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운 임창민은 대타 이영빈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3개. 9회말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삼성의 마무리 김재윤. 홍창기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김재윤은 신민재는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3구 모두 빠른 공 승부를 펼쳤다. 오스틴에겐 1구 속구, 2구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은 김재윤은 3구 변화구로 체크 스윙 삼진을 이끌어냈고 결국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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