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3일(한국시간) "유격수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2025년 800만 달러(약 110억 원)의 뮤추얼 옵션을 거절하고 FA가 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에서 4시즌을 보낸 김하성은 200만 달러(약 28억 원)의 바이아웃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2020년 겨울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약 387억 원) 보장, 최대 5년 3900만 달러(약 538억 원)의 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마지막 해인 2025시즌은 선수와 구단 양쪽이 동의해야 하는 800만 달러의 뮤추얼 옵션이었다. MLB.com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김하성은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로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하지만 그는 괜찮은 공격력과 뛰어난 수비를 갖춘 29세 유격수로 FA 시장에서 다년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주전 유격수가 떠나면서 원소속팀 샌디에이고도 걱정 태산이다. 자연스레 그들의 참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LB.com은 "샌디에이고의 유격수가 누가 될지는 김하성의 이탈로 다소 불투명하다"면서도 "A.J.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2024시즌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김하성의 복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은 정말 재능 있고 가치 있는 선수다. 우리 입장에서는 그를 꼭 다시 데려오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샌디에이고에 있어 김하성은 최고의 FA 중 하나였다. 4년 2800만 달러 규모는 보통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받는 금액이지만,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3년간 주전 내야수로 활약했다. 2022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불법 약물 복용 및 어깨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으로 결장한 틈을 타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이해 김하성은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 3인에 들면서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2023년에는 주전 2루수로서 본격적으로 활약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152경기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기록하면서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가 됐다. 이는 아시아 메이저리거 내야수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뿐 아니라 유격수 부문 최종 3인에 들 정도로 뛰어난 수비를 보여주면서 백업으로 간간히 소화했던 2루수와 3루수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뽐낸 결과여서 평가가 급상승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의 데니스 린 기자가 "김하성을 잡으려면 9자리 숫자(1억 달러)의 금액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에도 두 자릿수 홈런과 도루를 올린 점은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미국 매체 뉴욕 타임스는 지난 1일 김하성을 올해 FA 선수 중 11위에 꼽으며 6년 1억 8000만 달러(약 2485억 원)의 대형 계약을 예상했다.
뉴욕 타임스는 "수술로 인해 던지는 어깨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복귀할 때 팔 힘이 약해질 가능성은 항상 남아 있다. 유격수에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 김하성이 2025시즌의 절반을 놓친다면 내년 가을에 시장에 다시 진입하기 위해 어딘가에서 1년 계약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오래전 쥬릭슨 프로파가 그랬지만 김하성의 어깨 부상은 달랐다. 건강한 김하성은 이번 겨울에 시장에 유격수가 부족한 것을 감안하면 6년, 연봉 3000만 달러(약 414억 원)의 엄청난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매체 CBS 스포츠 역시 김하성은 윌리 아다메스(29·밀워키 브루어스)에 이은 유격수 2위 및 전체 13위 FA로 꼽았다. CBS 스포츠는 "3년 동안 리그 평균의 공격력을 보인 재능 있는 수비형 유격수는 항상 수요가 있다. 김하성은 그 두 가지 사항을 모두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CBS 스포츠는 김하성의 예상 행선지로 원소속팀 샌디에이고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꼽았다. MLB.com 역시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은 그의 생산력과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며 복귀 가능성을 닫아놓지 않았다.
김하성도 샌디에이고에서의 4년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시즌 종료 전 인터뷰에서 "샌디에이고는 분명 내게 큰 부분이다. 4년 동안 우리는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싸웠고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이제 샌디에이고는 내게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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