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20·두산 베어스)이 거인 군단의 품에서 벗어나 이젠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3년차는 두산에서 새로 시작한다. 넘치는 자신감과 함께 새로운 커리어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빼어난 타격 능력을 뽐내며 '제2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불린 김민석은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으며 계약금 2억 5000만원을 손에 넣었다.
데뷔 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255(400타수 102안타) 3홈런 39타점 53득점 16도루로 가능성을 보였다. 고졸 신인의 데뷔 시즌 100안타는 KBO 역대 8번째였을 만큼 기대감이 남달랐던 김민석이었다.
그러나 2024시즌 성적은 41경기 타율 0.211(76타수 16안타), 6타점, 14득점으로 부침을 겪었다. 부상 여파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그는 '2년 차 징크스'를 제대로 경험했고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교육리그 결승전에서 5타수 4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르는 등 반등한 김민석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지만 결국 트레이드 카드로 두산으로 이적했다.
상대 메인카드가 신인왕이자 국가대표 출신 투수인 정철원(25)이라고는 해도 김민석이 트레이드 카드로 풀릴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고점이 높은 선수라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도 이를 잘 알고 있었지만 포지션 중복 문제와 겹쳐 불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철원 카드가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반면 세대교체를 선언한 두산엔 정철원을 내주고서라도 데려올 수 있는 충분히 좋은 카드였다. 두산 관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프로에서 충분히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향후 발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며 "두산에서는 향후 기대 전력으로 충분히 될 거라고 생각해서 좋은 트레이드라 판단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민석은 "오후 훈련 전에 소식을 들었는데 장난을 치시는 줄 알았다. 기사가 나오는 걸 보고야 실감이 났다"며 "캠프 마무리 하루 전부터 훈련을 안했다. (추)재현이 형과 로비에 앉아서 멍하니 있었다. 연락이 많이 와서 눈물은 안 났다. 선배님들 얼굴을 보면 울컥할 것 같기도 하다"고 트레이드 소감을 전했다.
아쉬움이 컸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구단이고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김민석은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기회"라며 "(다들) 가서 잘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올해 부진이 트레이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민석은 그 이유를 멘탈에서 찾았다. "심리적이고 많이 흔들렸다. 처음부터 엔트리에 못 들었고 쫓긴다는 생각이 있었다. 빨리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야구장에서 상대 투수, 상대팀과 싸워야 하는데 저 자신과 싸우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불과 2년 차 선수지만 올해의 기억은 적지 않은 좌절감을 안겨줬다. 그렇기에 트레이드는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두산에서) 좋게 봐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의욕이 조금 떨어졌을 때쯤 엄청 큰 동기부여가 됐다.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강조했다.
롯데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잘 챙겨주셨다. 죄송한 건 유니폼을 사신 분들이 많은데 후회 안 시켜드리겠다고 했는데 그걸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그는 두산 팬들에겐 "야구 잘하고 스타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그럴 만한 자신감이 넘친다. 김민석은 "올해 중후반엔 스스로 작아지기도 하고 그랬는데 교육리그 때부터 본 모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타구질이나 투수와 승부할 때 압박감이나 쫓기는 것도 없다"며 "기술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 마인드와 멘탈적으로 좀 더 편하고 심플하게 들어갔다. 자신감은 최대치"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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