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은 오는 1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이미 투표는 마무리됐다. 올 시즌 KBO 리그를 담당한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 오후 2시부터 2일 오후 3시까지 투표가 실시됐다.
KBO 홈페이지의 골든글러브 수상 현황 페이지에 들어가면 "KBO 리그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0명에게 수여되며, 매년 12월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수상자 공개"라는 설명 외에 특별한 선정 기준 등에 대해선 언급돼 있지 않다. 온전히 투표인단의 판단에 따른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MLB)는 두 부문이 확실히 나뉜다. '골드글러브'를 통해 최고의 수비수를 가리고 수비와 무관하게 각 포지션의 최고 공격수를 '실버슬러거'라는 이름 하에 선정한다.
그런 면에서 KBO의 골든글러브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KBO 수비상이 각 구단 감독과 코치, 단장까지 총 110명을 투표 인단으로 한 투표 점수(75%)와 수비 기록 점수(25%)를 합쳐 수상자를 가리고, 리얼글러브 어워드는 선수들이 직접 뽑는 반면 골든글러브는 KBO 담당 미디어 관계자의 투표로 선정된다.
지난해부터 KBO 시상식에서 수비상을 시상하기 시작했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주관하는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도 각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 선수를 선정한다.
지난 2년 동안 유격수 황금장갑의 주인공이었던 오지환(34·LG 트윈스)은 전반적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어느 한 부분에서도 경쟁자들에 비해 특별한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통상 공격력이 가장 우선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후보가 추려진다. 타율(0.307)과 안타(158), 득점(86), 도루(20)에서 가장 우위를 보인 박찬호(29·KIA 타이거즈)가 돋보인다. 작년 수상을 하지 못했던 박찬호는 시상식에 참가해 오지환에게 축하를 보이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3할 타율(0.301)에 타점(67)과 출루율(0.380), OPS(출루율+장타율·0.791)에서 가장 앞선 박성한(26·SSG 랜더스), 130경기 이상씩을 뛴 경쟁자들과 달리 109경기만 뛰면서도 홈런(14)과 장타율(0.419) 1위, 타점(66)도 박성한을 바짝 쫓은 이재현(삼성 라이온즈)이 있다.
KBO 수비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골든글러브 평가 기준이 여전히 '최고의 타자'가 아닌 '최고의 선수'라는 점에선 수비력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클래식 스탯인 수비율과 실책에선 모두 이재현이 가장 돋보인다. 수비율은 0.973, 실책은 11개로 후보군 중 가장 뛰어나다. 평균 대비 수비 득점 기여(FRAA)를 기준으로는 김주원이 9.43으로 가장 앞섰고 이재현(7.96), 박찬호(3.57), 박성한(0.45) 등으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KBO 수비상과 리얼글러브 어워드 수상자가 하나의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KBO 수비상은 지난해 오지환(LG)과 공동 수상을 했던 박찬호가 2년 연속 차지했고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도 수상자는 박찬호였다.
수비 지표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결과지만 아직까지 수비의 스탯이 타격에 비해선 덜 과학화됐다는 점에서 현장에서 느끼는 수비 체감에 대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장이 뽑은 최고의 유격수 박찬호가 수비에서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충분히 골든글러브 투표에도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우승 프리미엄이 적용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포함해 일부 비판적인 여론에 박찬호는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까지 꺼냈다.
야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종합 지표로 널리 쓰이고 있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스탯티즈 기준)도 수상자를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힌트가 될 수 있다. WAR에선 김주원이 3.75로 돋보였고 그 뒤를 박성한(3.60)이 바짝 쫓았다. 이재현은 3.03, 박찬호는 2.78을 기록했다.
수비에만 집중해 선정한 결과였기는 하지만 KBO 수비상, 리얼글러브와는 전혀 다른 투표 인단인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투표의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박찬호가 포지션 수상 3관왕을 차지할 수 있을까, 아니면 각각 앞서는 지표가 명확한 박성한, 이재현, 김주원이 수상자가 될까. 투표가 이미 마무리된 상황에서 최종 주인공이 밝혀질 오는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전까지도 수상자를 예측하는 많은 이야기로 야구 팬들이 갑론을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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