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재활 훈련에 나선 영상과 함께 "천천히 시작"이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김동우 트레이너도 태그했다. 퀄핏 퍼포먼스센터를 운영하는 재활 전문가인 그와 함께 가볍게 어깨의 가동성을 넓히는 운동을 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지난 8월 경기 중 어깨 부상을 당한 뒤 수술대에 올랐던 김하성이 드디어 재활 시작을 알린 것이다.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울 만한 소식이다.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던 김하성은 시장에 나오면 1억 달러(1457억원)부터 호가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만큼 가치가 높았다. 국내에선 경쟁이 가능한 유격수가 없었고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고 첫해 적응기를 거치더니 이듬해 내셔널리그(NL) 유격수 골드글러브 최종 3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엔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로 맹활약하며 타격에서는 물론이고 수비에선 2루수를 비롯해 3루수와 유격수까지 완벽히 수행해내며 아시아 최고 내야수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지난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출루한 뒤 귀루 과정에서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고 처음엔 어깨 염증 진단을 받았으나 10월 결국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게 됐다.
FA 시장에서 가치가 폭락했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7월까지도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남겼다.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가 '4월 중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빅리그 구단들은 부정적 전망에 더 무게를 두는 듯 보였다.
올 시즌 부상으로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 60득점 22도루, OPS 0.700으로 타격 지표는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지만 컨택트나 볼을 골라내는 능력 등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김하성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떨어진 건 아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24일 '2024~25 메이저리그 FA 선수 중 가장 저평가된 선수'를 선정하며 그 중 하나로 김하성을 소개했다.
매체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7년 1억 8200만 달러(2643억원)에 계약을 맺은 윌리 아다메스와 김하성의 최근 4년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가 15.3과 14.6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하성의 높은 가치를 재조명했다.
블리처리포트는 "뛰어난 유격수 수비는 귀중한 자산이고 김하성은 이를 할 수 있다. 2루수와 3루수도 가능한 뛰어난 야수"라며 "김하성은 빅리그 상위 8%의 헛스윙률을 기록했고 아다메스와 달리 평균 이상의 주루를 보여주고 있다. 핵심 주전으로 뛸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아다메스의 계약과 비교하면 일부만 지불하면 된다"고 전했다.
블리처리포트는 김하성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행을 예상하며 김하성의 몸값으로 4년 6000만 달러(874억원)를 제시했다.
결국 얼마나 어깨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후유증 없이 이전과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지 입증하는 것이다. 매체는 "어깨 수술에서 회복이 잘 돼서 돌아온다는 전제"라고 설명했다.
만약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지 못한다면 장기계약과 원하는 수준의 금액을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단기계약 혹은 옵트아웃이 포함된 계약을 맺어 내년 시즌 다시 잭폿을 노려볼 수 있다.
계약은 구단들로부터 '악마 에이전트'라 불리는 보라스에게 맡겨두면 된다. 현재로서 김하성이 할 수 있는 건 이전과 같은 몸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차근히 재활에 몰두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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