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내년 MVP도 사실상 확정" 사령탑의 확신, 벌써 조던과 동급... 3번째 AP 올해의 남자선수 수상

안호근 기자  |  2024.12.24 23:31
다저스 오타니가 우승 기념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AFPBBNews=뉴스1
제 아무리 두 차례나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라고 해도 '이도류' 없이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2024년 오타니는 심지어 수비도 하지 않는 지명타자만으로도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지를 증명해냈다.

오타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AP통신에서 발표한 '2024 올해의 남자 스포츠 선수'로 우뚝섰다. 총 유효투표수 74표 중 48표를 얻어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4관왕 레옹 마르샹(22·프랑스, 10표)을 꺾고 올해를 가장 빛낸 남자 스포츠 스타로 등극했다.

베이브 루스를 능가하는 이도류 스타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2021년과 2023년 메이저리그(MLB)에서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오타니는 그해 AP 올해의 남자 선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올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지난 시즌 막판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오타니는 올해 마운드에 등판하지 못할 것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그럼에도 오프시즌부터 반전의 연속이었다. LA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10년 7억 달러(1조 211억원)라는 유례 없었던 천문학적 금액을 선사했다. 2024년엔 투수로 나설 수 없지만 얼마든지 재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첫 번째, 타자로만 나서더라도 충분히 제 몫을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투자로 읽어볼 수 있었다.

오타니. /AFPBBNews=뉴스1
의심의 시선이 뒤따랐지만 오타니는 상상을 초월하는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 159경기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036을 기록했는데 내셔널리그(NL)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1위에 등극했고 타율도 2위에 올랐다. 타자에만 집중하는 오타니가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 확실히 증명해냈다.

수비에 나서지 않는 지명타자였음에도 오타니는 당당히 다시 한 번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50(홈런)-50(도루) 덕분이었다. 역대 최소경기 30-30에 이어 40-40까지 달성한 오타니는 100년이 훌쩍 넘는 MLB 역사에 단 한 번도 없었던 50-50 클럽의 최초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가 아니라면 향후 누구도 쉽게 올라서지 못할 것 같은 대기록이다.

우승을 위해 팀을 옮긴 오타니는 빅리그 데뷔 첫 가을야구에 나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해냈다. 너무도 많은 것을 이룬 한해였다.

더 놀라운 건 오타니가 야구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 통산 3번째 이 상을 수상했다는 점이다. 전 종목을 통틀어 한 해 동안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돌아가는 영예라는 점에서 오타니의 올 시즌이 얼마나 눈부셨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1931년 시작된 유서 깊은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수상의 영예를 누린 건 랜스 암스트롱(사이클), 타이거 우즈(골프), 르브론 제임스(농구·이상 미국)의 4회였다. 오타니는 농구계 전설 마이클 조던(미국)과 함께 3회 수상자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시아인으로서 미국인들 사이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남녀 통틀어 최다 수상자는 미국 여자 골프 전설 데이브 디드릭슨의 6회 수상이다.

농구 전설 마이클 조던. /AFPBBNews=뉴스1
AP통신에 따르면 수상자로 선정된 뒤 오타니는 "정말 영광이다. 분명 모든 노고가 보답을 받았다. 내년에도 다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일본에서 자라면서 조던과 우즈가 미국에서의 성공하는 것과 어떤 찬사를 받는지 지켜봐왔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2019년 오타니를 지도했던 브래드 오스머스 LA 에인절스 당시 감독은 최근 "그가 1년 후에 60-60과 20승을 거두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이 선수는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이며 그에 버금가는 선수는 없다"고 극찬했다.

오타니는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든 선수다. 2025년부터 다시 이도류 활약을 앞두고 있다. '이도류 오타니'는 오스머스 감독의 말처럼 누구도 따라할 수도, 범접할 수도 없다. 향후 몇 차례나 더 이 상을 수상할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몸 상태를 순조롭게 회복해가고 있기에 더욱 고무적이다. 오타니는 "아직 가동 범위가 완전하진 않지만 훨씬 나아졌다. 통증도 없다. 여전히 약간의 긴장감이 있고 느리지만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며 "건강을 되찾는 게 궁극적인 목표이기에 작은 단계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서두르지 않는 자세를 보여줬다.

오프시즌 시속 70마일(112.6㎞)의 공을 던지고 있는 오타니는 "계속해서 천천히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왼쪽에서 2번째)가 우승 세리머니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까지 데려온 다저스는 선발진이 더 풍족해졌다. 오타니는 "우린 5인 로테이션을 할 수도, 6인 로테이션을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휴식을 취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시점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플레이오프 경쟁을 향한 여정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지켜볼 것이다. 당연히 내 페이스를 조절해야겠지만 결국 상황이 우리가 어떻게 갈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개인적인 목표는 개막전 전까지 완전히 건강해지는 것이다. 투구도, 타격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스스로 인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다음 시즌 오타니가 어떤 활약을 펼칠 지 벌써 기대된다"며 "오타니는 뛰어난 선수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인간이기도 하다. 정말 친절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다. 존중심을 가지고 있고, 겸손하다"고 칭찬을 늘어놨다.

당장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NL MVP와 함께 AP 올해의 남자 선수상 모두 4번째 수상에 도전한다. 로버츠 감독은 "지금 이 순간 NL MVP는 사실상 확정된 것과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그 어떤 선수도 그 만큼의 능력이나 재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나는 2025년 오타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말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매년 점점 나아지고 있는 오타니가 내년에도 AP 선정 올해의 남자 스포츠 선수상을 수상한다면 농구 전설 조던을 넘어서게 된다. 이어 향후 5회 수상자가 된다면 '야구 G.O.A.T(Greatest Of All Time)'이 아닌 '스포츠 G.O.A.T'로 공식 등극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기대가 아닌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는 상황이 더욱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오타니(왼쪽)와 로버츠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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