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김하성에게 가장 뜨거운 관심을 가졌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FA 유격수 1순위 윌리 아다메스(29)와 7년 1억 8200만 달러(2664억원) 초대형 계약을 맺은 가운데 이제 중앙 내야수 보강이 필요한 팀들이 시선을 일제히 김하성에게 쏠리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비롯해 시애틀 매리너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물론이고 올 시즌 월드시리즈에서 경쟁한 다저스와 양키스까지 최근 급부상하며 관심을 키우고 있다.
미국 뉴욕 지역 매체 엠파이어 스포츠미디어는 25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는 이번 겨울 2루수 수비를 업그레이드할 방법이 있다"며 "양키스는 김하성을 영입하고 싶은 팀이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올 시즌 유격수로 맹활약했지만 2루수는 전혀 낯선 자리가 아니다. 빅리그 2년 차에 팀 주전 유격수로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최종 3인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그는 지난해 주로 2루수를 맡아 아시아 최초 내야수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빅리그 진출 후 4번째 시즌을 보낸 김하성은 통산 540경기에 출전,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200타점 229득점 78도루(17실패), 출루율 0.326 장타율 0.380, OPS(출루율+장타율) 0.706을 써냈다. 지난해엔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0.749로 공수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는데 올 시즌엔 부상과 부진이 겹쳐 121경기에서 타율 0.233 11홈런 47타점 60득점 22도루, OPS 0.700으로 다소 아쉬움을 보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의 가치는 시장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양키스는 주전 2루수 글레이버 토레스(28)가 FA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타율 0.257 15홈런 OPS 0.709로 김하성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발군의 수비 능력과 주루까지 빼어난 김하성의 가치는 현지에서도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토레스는 2년 연속 빅리그 2루수 중 가장 많은 실책을 범했다.
매체는 둘의 수비 능력을 비교하며 "두 선수는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다"며 "김하성은 앞서 4년 28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는데, 다음 계약에서는 연평균 1000만 달러를 요구하더라도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저스도 꾸준히 김하성의 유려한 차기 행선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2일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다저스 내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가 오른손타자 영입을 모색하고 있다"며 "김하성과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영입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김하성은 가장 흥미로운 영입 후보다. 베츠가 유격수로 돌아가면서 외야수 영입에 대한 의지가 더 크긴 하지만, 김하성이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센터 내야(2루수, 유격수)를 볼 수 있는 뛰어난 수비수"라고 설명했다.
앞서 블리처리포트는 김하성이 다저스와 1년 1400만 달러(201억원)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17일 다시 한 번 "샌디에이고 팬들에겐 고통스러운 사건이 될 것이지만 상당히 타당한 생각"이라며 김하성의 다저스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앤드류 프리먼 다저스 야구 운영 사장과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포지션에 유연성이 있는 선수를 좋아한다"며 "특히 가치가 떨어졌을 때 영입할 수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듣고 싶지 않겠지만 김하성은 완벽히 다저스맨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김하성의 예상 연봉은 1500만 달러(219억원)를 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기대했던 수준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8월 어깨를 다친 뒤 받은 수술의 여파다. 복귀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것은 물론이고 김하성의 강점 중 하나인 강한 어깨와 타격에서도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기에 몸값이 크게 폭락한 것이다. 그럼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면 충분히 투자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하나 같이 김하성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만족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조건이라는 점이다. 현실적으론 이러한 팀들과 단기 계약 혹은 옵트아웃이 포함된 계약을 맺고 내년 FA 재수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를 깔고 접근한다면 내년 시즌 자신의 가치를 가장 빛내줄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접근법에서도 우승권에 도전하는 팀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사실이다. 강타자가 즐비하다면 김하성은 더 부담없이 승부에 나설 수 있고 타석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도 높다. 경우에 따라 우승 커리어를 추가하고 이게 몸값 폭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불어 궁극적으로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크다면 이 만한 기회를 다시 잡기는 어려울 수 있다. 김하성이 빅클럽으로 향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또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고 내년 좋은 성적을 거둬 FA 시장에 다시 나온다고 하더라도 김하성의 포지션이 보강 최우선 순위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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