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승수를 챙겼고 승률도 0.465까지 끌어올렸다. 불과 2년 전 0.324에 그쳤던 때와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8위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류현진은 티빙(TVING) 퍼펙트 리그 2024에서 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의 한화의 5강 진출 실패에 대한 질문에 "저희의 생각은 다 무조건 5강이었다"며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5강 실패 이유는) 수비 쪽인 것 같다. 공격보다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부침도 있었지만 메이저리그(MLB)에서 평균자책점(ERA) 1위까지 거머쥐었던 류현진은 올 시즈 28경기에서 158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 8패 ERA 3.87로 준수한 성적을 써냈다. 다만 한화가 5강에 진출하지 못했고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해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는 시즌이었다.
류현진은 수비에서 답을 찾았다. "본인이 실책해서 실점을 해도 뒤에 가서 화를 내지는 않다. 그런데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거나 못 치면 화내는 선수들이 많다"는 그는 "이해를 못하겠다. 수비를 했을 때도 화를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화의 불안한 수비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올 시즌 실책은 105개로 6번째로 많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실책은 수비를 시도하던 과정에서 놓치거나 송구를 실패했을 때 기록되는데 한화는 수비 범위 자체가 10개 구단 중 가장 좁았다. 1.19로 선두 KIA 타이거즈(1.65)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고 9위 두산 베어스(1.29)와도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시도를 안하는 일이 많기에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일이 많았다. 그만큼 손쉽게 안타를 허용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류현진이 등판할 때도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땅볼 유도 능력이 발군인 투수인데 땅볼을 유도해도 야수진에서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실점이 불어나는 경우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 이 때마다 흥분하지 않고 야수들을 달랬던 류현진이지만 내년엔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류현진은 "내가 문제다. 초반에 (실점을 많이 한) 경기가 2,3경기 정도 됐다. 그것만 여유 있게 잡았으면 5강 가는 것이었다"고 자책하더니 "올해는 지켜보기만 했다. 내년부터는 선수들에게도 말 많이 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고참이고 팀의 베테랑이기 때문에 호통을 쳐서라도 어느 정도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진출 전 국내 리그를 초토화시켰을 때와 수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 어린 꿈나무에게 "수비를 믿고 던지면 안 된다. 네가 잡아야 한다"고 탈삼진과 투수의 책임감을 중시한 영상을 두고도 야구 팬들이 한화의 불안한 수비로 인해 생겨난 인식이라는 반응을 보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수비를 워낙 강조하는 김경문 감독 체제 하에서 스프링캠프에서 수비에 큰 중점을 두고 훈련에 나설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더불어 가장 많은 실책 20개가 쏟아진 유격수 포지션을 프리에이전트(FA) 심우준(29)과 4년 50억원에 영입하며 센터라인을 보강했다.
신구장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한화는 내년 시즌 무조건 5강 진출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내고 있다. 류현진이 본격적인 잔소리꾼으로 나서고 심우준까지 합류한 한화의 수비가 어떻게 달라질지 벌써 기대감을 키운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