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심재학 단장은 지난 26일 위즈덤 영입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지금 당장 트레이드나 FA 영입과 관련해 논의 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KIA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시상식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하면서도 물밑으로는 조상우(30)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영입 등을 처리했다. 최우선 목표였던 외국인 에이스(31)를 총액 180만 달러에 잡았고, 남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메이저리그 현역 선발 아담 올러(30)로 채웠다. 고심 끝에 3년간 활약한 소크라테스 브리토(32)를 교체하고 메이저리그 3년 연속 20홈런의 패트릭 위즈덤(33)을 영입한 것은 정점을 찍었다.
국내 KBO 리그 상황도 꼼꼼하게 살폈다. FA로 떠난 '필승조' 장현식(29·LG 트윈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부 FA 임기영(31)을 적절한 값에 잔류시켰고, 국가대표 마무리 조상우를 지명권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부족했던 부분만 적절히 메운 덕분에 KBO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우승 시즌인 올해만큼이나 짜임새 있어 보인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내부 FA 서건창(35)과 협상 정도다.
그런 KIA에도 고민은 있다. 바로 위즈덤 영입으로 인한 내야 교통정리다. 위즈덤은 주 포지션이 3루수로서 1루수와 코너 외야수를 소화할 수 있다. 3루수에서 가장 많은 277경기 2119⅔이닝을 소화했고, 1루수로서 83경기 464⅔이닝, 외야에서 중견수(7이닝)를 포함해 280이닝을 뛰었다.
KBO MVP이자 3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김도영(21)이 있는 KIA에서는 1루수로 뛸 것이 유력하다. 영입 발표 당시 KIA 구단은 "위즈덤은 1루, 3루와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선수로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쓰임새가 높은 선수"라고 소개하며 3루와 외야 백업 가능성도 암시했다.
그렇게 되면서 가장 아쉽게 된 것이 우타 거포 유망주 변우혁(24)이다. 올해 KIA 2년 차를 맞이한 변우혁은 마침내 우타 거포로서 편린을 보여줬다. 이우성 부상 후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으며 69경기 타율 0.304(168타수 51안타) 5홈런 21타점 22득점, 출루율 0.369 장타율 0.470 OPS(출루율+장타율) 0.839로 데뷔 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일취월장한 1루 수비는 이범호 감독을 포함한 KIA 내부에서도 인정받았다. 이 감독은 "1루수는 바운드로 오는 다른 내야수들의 송구를 잡는 게(스쿱 동작) 중요한데 (변)우혁이는 그걸 잘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루수 3명(변우혁, 이우성, 서건창) 중 수비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전략적으로 수비가 중요한 경기 중후반에 교체 투입되기도 했다.
포수, 유격수만큼이나 육성에 많은 인내와 기회가 필요한 것이 우타 거포 자원이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KBO 역시 1군과 2군 투수의 격차는 상당해서 뛰어난 1군 우완 투수들의 공을 경험하며 우타자 유망주들은 성장한다. 콘택트보다 장타를 보여줘야 하는 거포 유망주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변우혁도 꾸준한 기회의 중요성을 느끼고 언제 올지 모르는 그 기회를 위해 훈련에 매진한 선수 중 하나였다. 시즌 중 변우혁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타석에 꾸준히 나서는 게 선수에게 제일 도움이 된다는 걸 올해 또 느꼈다"면서도 "내가 꾸준히 준비를 잘해야 기회가 온다. 또 그 기회가 왔을 때 선발로 계속 나가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다짐은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에도 이어졌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변우혁은 우승 멤버인데도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 참가를 자청했다. 주전 1루수가 되기 위한 값진 구슬땀이었다.
하지만 마무리 캠프에서 돌아온 그에게 닥친 소식은 다소 가혹했다. 위즈덤의 영입으로 변우혁은 백업 1루수 혹은 좌타자 상대 대타 요원으로 나서는 것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변우혁은 올해 좌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70(73타수 27안타) 5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변우혁에게도 기회를 주기 빠듯한 상황에서 KIA가 남은 오프시즌을 어떻게 보낼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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