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항고 기각, 이기흥 "체육회장 선거 후 진실 밝힐 것"... 강태선 후보는 사퇴 요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해 12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출마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이기흥(70) 대한체육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직무정지 항고 기각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반면 경쟁자인 강태선(76) 후보는 이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뉴시스와 뉴스1에 따르면 이 회장은 10일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제기한 직무 정지 처분 집행정지 항고가 기각된 뒤 "차기 체육회장 선거를 마친 뒤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항고 기각이 확정된 뒤 "법원이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후보자 중 어느 한쪽을 편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고려에 따라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고법 행정3부는 이날 이 회장이 문체부를 상대로 낸 직무 정지 처분 집행정지 항고를 기각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해 11월 10일 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 직원 부정 채용(업무방해) ▲ 물품 후원요구(금품 등 수수·제삼자뇌물) ▲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등의 사유로 이 회장 등 8명을 수사 의뢰했다. 이에 문체부는 다음날인 11일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 회장은 처분에 불복, 곧바로 직무 정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지난달 13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다시 항고를 했지만 법원도 이 회장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각종 논란 속에서도 3선 도전 의사를 표명했고 강태선, 유승민 등과 오는 14일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서 경쟁할 예정이다.

강태선 후보. /사진=뉴스1

이 회장은 "체육회장 선거가 끝난 이후 행정법원에 이미 제기한 본안 소송에서 실체적 진실을 철저하게 밝히겠다"면서 "이번 항고 기각과 관계없이 체육회장 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각 소식을 접한 강태선 후보는 "이기흥 회장은 대한체육회를 자신의 권력 연장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독선과 부패로 체육계를 깊은 혼란에 빠뜨렸다"며 "이 회장은 체육회의 미래를 위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가 이 회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연이어 기각한 것은 그의 행태가 체육회의 윤리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그런데도 이 회장은 자신의 비리를 감추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법원까지 항고할 계획을 세우며 시간을 끌고 있다. 체육회의 정상화를 더욱 늦추고 혼란만 가중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