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1667억 투자 가치 있었나, ML도 의심했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 있지만... 성적은 아니었다"

김동윤 기자  |  2025.01.11 20:38
이정후. /AFPBBNews=뉴스1
지난해 데뷔 시즌을 부상으로 마무리했던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2025시즌은 증명의 시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1일(한국시간) "다음 달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새로운 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FA 선수들이 눈에 띄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FA로 영입된 선수 중에도 2025년 증명해야 할 선수들이 많다"며 지난 시즌 FA 선수 중 10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계약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이 선수들이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하거나, 최소한 다음 오프시즌에 FA로 다시 나올 때까지 주가를 높일 기회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그만한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었는지 의심한 것이다. 이정후도 그 10명의 선수 중 하나로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 MLB.com은 "윌리 아다메스의 영입이 도움 될 수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잡음을 일으키려면 지난해 영입한 거물급 FA 이정후의 활약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2023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67억 원) 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데뷔전에서 첫 안타와 첫 타점을 신고하고 3경기 만에 홈런을 때려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7경기 연속 장타를 치지 못했고 홈런도 치지 못하며 과연 1억 달러 이상의 몸값이 합당한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는 수비 도중 중앙 담장과 부딪혀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왼쪽 어깨의 구조적 손상으로 인한 어깨 탈구 진단을 받은 것이 이유였다. 고민 끝에 미국 서부 지역 스포츠 재활의학 명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6월 5일 어깨 수술을 받았다. 그렇게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10볼넷 13삼진,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로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후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37경기 만에 어깨 부상으로 빠지기 전까지 이정후는 그다지 인상적인 선수는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가 그에게 기대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혹평하며 F 학점을 매기기도 했다.

이정후(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해 5월 경기 도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일단 좋은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은 증명했다. 기대타율(xBA)은 0.284로 높았고 헛스윙률(Whiff %)과 삼진율(K %)은 메이저리그 최하위 10%로 뛰어났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주력도 상위 21%였고 어깨도 상위 3%였다.

MLB.com 역시 "이정후는 부상 전까지 9.6%의 Whiff%와 8.2%의 낮은 탈삼진율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다"고 주목하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지표는 뛰어난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는 158번의 타석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한 단 6개의 장타와 OPS(출루율+장타율) 0.641을 기록했다"고 냉정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가혹한 평가는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미국 진출 전 이정후를 두고 "그는 부드럽고 빠른 스윙을 가진 퓨어 히터(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다. 자신만의 확실한 스트라이크존을 가지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빠른 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배트 스피드나 선구안 그리고 부드러운 스윙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리그 평균 이상의 타자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저조한 성적에도 2025시즌 기대 성적은 여전히 높다. 또 다른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는 자체 성적 예측 프로그램 '스티머'를 통해 이정후가 2025시즌 143경기 타율 0.294 14홈런 62타점 88득점 13도루, 출루율 0.351, 장타율 0.438, OPS(출루율+장타율) 0.789,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3.9승을 적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WAR 기준 내셔널리그(NL) 야수 가운데 2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자 팀 내에선 포수 패트릭 베일리(4.4승)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것이다.

이정후.

샌프란시스코의 반등에 있어 이정후의 활약은 필연적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를 비롯해 지난해 93승 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89승 팀 애리조나 등 쟁쟁한 팀들이 있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는 야심 차게 영입했던 이정후의 이른 부상으로 인한 시즌 아웃, 선수단 뎁스와 재능에 한계를 실감하면서 80승 8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계속된 하락세다. 2016년과 2021년 디비전시리즈 진출이란 소기의 성과는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반짝일 뿐 하위권을 전전했다. 그 탓에 지안카를로 스탠튼, 애런 저지(이상 뉴욕 양키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등 슈퍼스타 영입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결국 올해도 4위에 그치자,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정후를 영입한 파르한 자이디 사장을 경질하고 구단 전설 버스터 포지를 새로 선임했다. 포지 사장 체제의 샌프란시스코는 FA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를 7년 1억 8200만 달러(약 2684억 원) 계약을 주고 데려오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겨울에도 노렸던 후안 소토, 코빈 번스 등 슈퍼스타 영입에 실패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은 한걸음 더 멀어졌다.

절치부심한 이정후는 어깨 재활을 거의 끝마치고 13일 출국을 앞두고 있다. 이정후의 매니지먼트사인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11일 "최근 LA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는 산불로 인해 이정후의 출국 편을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당초 이정후는 오는 12일 오후 2시 3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유지(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가 있는 LA 지역에 최근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기존 항공편의 경유지가 LA였기 때문에 선수의 안전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라스베이거스행 항공편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정후는 기존보다 하루 뒤인 13일 오후 9시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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