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낙선→IOC 위원직도 내려놓는다' 이기흥 시대가 저문다

안호근 기자  |  2025.01.15 22:03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4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앞서 정견 발표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기흥(70) 시대가 저문다. 유승민(43) 신임 대한체육회장 앞에 3선 도전이 무산된 이기흥 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활동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기흥 전 회장은 14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표 총 1209표(투표율 53.9%) 중 379표(득표율 31.3%)를 얻어 417표(34.5%)를 얻은 유승민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예상 외 결과였다. '반(反)이기흥' 연대가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불발됐고 결국 3선을 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젊음과 변화 의지를 앞세운 유승민 후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여러모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이기흥 전 회장이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해 11월 10일 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 직원 부정 채용(업무방해) ▲ 물품 후원요구(금품 등 수수·제삼자뇌물) ▲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등의 사유로 이 회장 등 8명을 수사 의뢰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음날인 11일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이기흥 회장은 문체부를 상대로 직무 정지 처분 집행정지 항고를 했지만 지난 10일 기각됐고 "차기 체육회장 선거를 마친 뒤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는데 낙선하며 이 말에도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IOC 위원 활동도 마무리된다. 최대 115명으로 구성되는 IOC 위원은 특정 역할 또는 지위와 연계되지 않는 개인 자격 70명에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 자격, 선수위원 15명씩으로 이뤄지는데 2016년 통합 체육회 초대 수장으로 당선돼 2021년 1월 재선에 성공한 이기흥 전 회장은 2019년 6월 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 후보에 추천돼 위원으로 선출됐다.

이기흥 회장. /사진=뉴스1
올림픽 헌장에 따르면 NOC 또는 IF 회장, 임원직을 맡고 있는 인사가 선출될 당시 수행하던 기능을 더 이상 행사하지 않으면 IOC 위원직은 소멸된다. 즉 이기흥 회장은 대한체육회장 임기가 끝나는 다음달 27일을 끝으로 IOC 위원직도 내려놓게 됐다. 최종 결정은 IOC 집행위원회, 총회에서 나올 전망이다.

이로써 한국인 IOC 위원도 IF 대표 자격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하나로 줄어들게 됐다.

반면 IOC 선수 위원을 역임했던 유승민 당선인이 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당선인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선출돼 지난해 8월 파리 올림픽까지 8년간 임기를 수행했다.

유 당선인은 전날 체육회장 당선 직후 "아직 그것까진 고민하지 못했다"면서 "IOC 위원장 선거가 올해 3월에 있다. 추후 기회가 있다면 생각해보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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