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일 아나 "아나운서 역할 확대, 강수정도 한몫"

김현록 기자  |  2007.04.17 11:25
KBS 2TV '웃음충전소'-'9시 뉴스 타임머신' 코너의 신영일 아나운서. 사진제공=KBS


'팔방미인' 신영일 KBS 아나운서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KBS 2TV '웃음 충전소'의 '9시 뉴스 타임머신' 코너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아나운서의 본격 개그 프로그램 출연이라니, '안 해본 것 없는' 신영일 아나운서로서도 새로운 시도였다.

역사 속 이야기를 현대 뉴스의 틀로 전하는 '9시 뉴스 타임머신'이 시작한 지도 이제 한 달. 코너는 코미디와 뉴스를 접목시킨 참신한 기획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6일 녹화를 마친 신영일 아나운서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너를 위해 준비했다"는 입사 동기 김석현 PD의 요청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신 아나운서는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신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

-아나운서의 개그 프로그램 합류라니, 이채롭다. 계기가 있었나?

▶예전부터 개그 프로그램을 한 번 해보자 했는데 기회가 없다가 이번에 '웃음충전소'에서 '9시 뉴스 타임머신'을 새로이 시작하면서 합류하게 됐다. 입사 동기인 김석현 PD가 아나운서가 새로 등장해야 하는 코너가 있다면서 "너를 위한 코너"라고 하더라.

-녹화가 끝나자 제작진들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야단이다.

▶진짜로 나아지고 있다.(웃음) 하면서도 재미가 있다. 평소대로 뉴스를 진행하면서도 오랜만에 코미디 프로그램을 하게 되니 즐겁다. 3∼4년 전에 '쇼 행운열차'를 진행하면서 코미디언들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다. 개그맨들과 모여서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배우는 게 많다. 애드리브도 늘고.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

▶이제는 다들 아신다. 아나운서들이 뉴스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기존에 하지 않던 일이지만 '잘 보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내가 이런 프로그램에 나왔다면 다들 아나운서가 그런 걸 하느냐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런 이야기를 못 들었다.

-영역을 가리지 않는 아나운서의 역할 확대가 이제는 완전히 대세가 됐다.

▶예전보다 아나운서의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있고 역할, 개념 자체가 새롭게 정립됐다. 전통적인 역할 뿐 아니라 더욱 확장된 역할을 아나운서에게 요구하는 시대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해졌다. 몇몇 아나운서들이 그 길을 닦아왔고, 이런 점에선 강수정 아나운서도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웃겨야 한다'는 부담은 없는지?

▶분명히 있다. 즐겁게 고민한다. 인터넷 아나운서 검색순위에 신경쓰는 마지막 애드리브는 원래 대본에 없다. 김인석씨, 김 PD 등과 고민해서 짜낸 것이다. 아나운서라고 작가에 의존할 수만은 없다. 개그 아이디어도 내고 실제 뉴스처럼 직접 대본을 바꾸기도 한다. 나름대로 거저먹는 건 아니다.(웃음)

-시사적인 성격을 지닌 개그 코너라는 점도 의미있다.

▶시사적인 성격을 지닌 코너가 있다는 점은 프로그램 전체의 생명력에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공개 코미디가 할 수 없는 코너라 더 좋다.

시사 코미디는 민감한 소재를 웃기게 포장할 때가 더 재미있다. FTA도 슬쩍 지나가는 정도로 언급하지 않았나. 시간이 지나면 좀 더 민감한 이야기, 진짜 뉴스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엔 좀 더 과감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왔다. 앞으로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지금껏 하지 않은 것을 해보고 싶다. 나는 기회가 많아서 별 걸 다 해본 편이지만 혼자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은 없다. 항상 파트너가 있었다. 심야도 낮도 괜찮다. 혼자 진행하는 라디오라면 한 번 해보고 싶다. 하지만 기존에 하던 일을 잘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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