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린 아닌데…”
하얀색 원피스를 입은 신인가수 베이지(본명 황진선)는 첫눈에 가수 린이 연상되는 얼굴이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들려오는 베이지의 비음 섞인 음성과 애교 넘치는 말투는 영락없는 린이다. ‘누굴 많이 닮은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베이지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그런데 사람들이 절 린 언니로 알아요”라며 몇 가지 경험을 들려준다.
베이지는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해 데뷔곡 ‘그림자’를 불렀건만, 한 포털사이트 지식 검색에는 ‘‘사랑의 리퀘스트’에서 린이 부른 노래 제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군 복무 중인 한 친구는 부대에서 TV를 보다 베이지가 출연한 것을 보고 동료에게 ‘쟤가 내 친구야’라고 자랑삼아 이야기하자 그 동료에게서 ‘뭐? 린이 네 친구라고?’라는 물음이 되돌아온다고.
작곡가들이나 음반 관계자들도 베이지를 보면서 린과 정말 똑같다고 한마디씩 한다. 베이지에 따르면 린과 자신의 음반에 모두 프로듀서 참여했던 박선주는 베이지에게 “린과 말투도 비슷하고, 노래하는 음색도 비슷하다. 어쩜 그렇게 똑같느냐”며 웃었다고. 심지어 베이지는 자신을 린인줄 착각하고 사인을 받으러 오는 사람도 많아 난감할 때가 있다고 했다.
“린 선배를 좋아하지만 실제로 한 번도 만나본적이 없어요. 린 선배의 좋은 모습을 많이 닮고 싶은데, 나도 빨리 나만의 색깔과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베이지란 이름은 베이지색에서 가져온 것으로, 베이지색의 따뜻하고 조화로움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노래하자고 약속하며 지은 이름이다. 단국대 생활음악과 보컬 전공인 베이지는 지도교수인 재즈가수 웅산의 권유로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가 됐다.
베이지는 ‘한국의 노라 존스’를 꿈꾼다고 했다. 노라 존스가 컨트리와 재즈를 접목시켜 편안한 노래를 선보이듯 자신도 가요와 재즈를 접목시킨 음악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중학교 3학년 때 재즈 음악을 공부하기 시작한 베이지는 수준급의 피아노와 기타 실력을 갖추고 있다.
베이지는 자신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 1집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데뷔곡 ‘그림자’는 발라드지만, 재즈를 전공한 점을 장점으로 살려서 톤이 좋은 노래를 만들겠다고 했다. 자신은 중저음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고음을 높이 평가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 다양하게 자신을 실험해보겠다고 했다.
베이지는 데뷔전부터 이미 유럽 진출을 제안 받았다. 지난해 9월 스위트박스의 내한공연에서 유일한 게스트 가수로 섰고, 스위트박스의 프로듀서 샤샤 듀커가 베이지에게 “유럽시장에 진출시키고 싶다”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스위트박스의 프로듀서는 세계적인 모델 하이디 클롬의 남편인 힙합가수 실의 프로듀싱을 맡고 있다.
그러나 베이지는 당시 녹음중인데다 한국에서 먼저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에 거절했다. 베이지는 “샤샤 듀커가 저의 동양적인 미, 가창력이 마음에 들었나봐요. 그때는 녹음중이어서 잠깐 보류했는데, 지금 소속사와 이야기하고 있어요”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베이지는 중학교 3학년 때 에바 캐시디의 노래를 들으며 음악에 심취했던 순수한 열정으로 가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어떤 곳에서 무슨 음악을 하든 정직한 음악을 하고 싶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신인이지만 훗날 톱가수 위치에 오르더라도 지금의 마음을 유지하겠습니다. 슬플 땐 울고 기쁠 때 웃음을 주는,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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