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vs'그때 그사람들', 2가지 시선에 대해

전형화 기자  |  2007.07.08 13:38
ⓒ<'화려한 휴가'>
지난 5일 서울 용산CGV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전면에 다룬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ㆍ제작 기획시대)가 기자 시사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화려한 휴가'는 80년 광주를 다룬 다른 영화와는 달리 그 때 그 사건에 영문도 모른 채 휘말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다룬 작품이다.

시사회장을 가득 메운 기자들과 영화 관계자들은 광주에 부채의식이 있든, 광주를 전혀 모르든, 혹은 역사로만 알고 있든 간에 모두 함께 웃고 울었다. 125분이 결코 길다고 느끼지 않을 만큼 촘촘한 이야기 전개는 그 때 그 시절 실제 있었던 상황과 어우러져 감동과 고통,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쏟게 했다.

이 시점에서 현대사를 다룬 또 하나의 영화와 '화려한 휴가'를 비교하려 한다.

2005년 개봉한 임상수 감독의 '그 때 그 사람들'은 10·26을 전면에 내세워 개봉 전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희화화했다는 지적을 시작으로 결국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 일부분이 삭제된 채 상영되는 소동을 빚었다. '그 때 그 사람들'이 아직도 끝나자 않은 이야기이기에 벌어진 일들이다.

'화려한 휴가' 역시 '그 때 그 사람들'처럼 영화 외적으로 많은 반향을 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 역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화려한 휴가'와 '그 때 그 사람들'은 모두 엄청난 사건에 휘말린 이름 없는, 아니 이름이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하지만 두 영화는 겉보기가 비슷하긴 하지만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때 그 사람들'과 '화려한 휴가'는 연속성을 가진 사건을 기초로 한 영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인 10·26은 신군부 구테타인 12·12를 낳았고, 다시 12·12는 그 다음 해 5·18을 낳았다. 이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했기에 '화려한 휴가'는 영화 첫머리에 계엄군의 이동 장면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

ⓒ<'그 때 그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는 다르다.

'그 때 그 사람들'은 권력의 중심이 한순간 사라진 엄청난 사건을, 아무런 대책도 없었던 사람들과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벌였던 희극으로 봤다. 그렇기에 영화는 블랙코미디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든 상황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전지적 시점에 불편해하는 시각도 있었다.

반면 '화려한 휴가'는 택시 운전기사, 제비족, 간호사, 고교생 등 정치와는 아무런 관련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친 천재지변에 저항하는 이야기다. 일종의 재난영화인 셈이다.

이데올로기를 배재한 채 사람에 초점을 맞춘 제작진의 의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핵심이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는 극 중 이요원의 외침이기 때문이다.

두 영화는 불과 26년 전과 27년 전 사건임에도 이를 까마득하게 잊고 지내는 요즘 사람들의 기억 상실을 되돌리려 한다. 정치권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벌써부터 '화려한 휴가'를 보고 싶다는 정치권의 요청이 물밑에서 한창이다.

'그 때 그 사람들'처럼 '화려한 휴가' 역시 선전의 도구로서의 영화가 아니라 상업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단지 현실을 그렸고, 진정을 담았을 뿐이다.

정치권의 폭격에 시달리며 뉴스만 양상하고 조용히 극장에서 사라진 '그 때 그 사람들'과는 달리 '화려한 휴가'가 외풍에 초연한 채 영화의 힘으로 천만을 다시 불러모을지 충무로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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