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종방한 SBS 드라마 '불량커플'이 '결혼은 싫지만 아이는 낳고픈' 30대 싱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데 이어, 지난해 7월 두번째 이혼한 MC 허수경이 임신 5개월째라며 '싱글맘' 선언을 했다.
'남편이 없는 몸으로 아이를 기르는 여자'를 이르는 '싱글맘'은 이미 국립국어원 신어자료집에 수록돼 정식 단어로 인정됐다. 미혼모나 사별과 이혼 등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자를 이르는 포괄적 의미지만, 자발적으로 선택한 당당한 '비혼모'를 뜻하는 의미가 더욱 커졌다.
영국 등 유럽에서는 1990년대부터 경제적 능력을 갖춘 30대 커리어우먼이 뛰어난 외모와 두뇌를 지녔다고 판단되는 20대 남성과의 잠자리 후 임신하면 연락을 끊는 사회 현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성을 일종의 '종마'처럼 이용한 사례로, 우리식으로 말하면 '씨내리'다.
국내에서도 실제로 결혼제도에 얽매이기는 싫지만 자신의 유전인자를 지닌 후손을 지니고 싶다는 희망을 실현하고 있는 여성들이 있다고 한다. 다만 아직까지 유교적 봉건제도의 영향하에 있는 사회 통념상 '아비없는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피해 겉으로 드러내고 있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
'불량커플'을 집필한 최순식 작가는 "이미 1990년대 초 경제적 여유를 지닌 상류층 여성 중에 결혼은 않고 아이를 낳고 사는 이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당시 이러한 스토리를 MBC 베스트극장 '동쪽으로 난 창'에 담았다"며 "이 같은 단서가 '불량커플'의 소재가 됐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또 드라마에서 '미스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결혼과 상관없이 미스로서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엄마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여성들을 따로 지칭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들 중에는 조디 포스터나 안젤리나 졸리처럼 공개적으로 싱글맘의 길을 선택한 이들이 많다. 프랑스, 스웨덴 등 선진 유럽 등지에서는 신생아중 절반정도가 혼외관계에서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생물학적 임신 연령을 얼마 남기지 않은 40대 국내 스타들중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결혼은 할 지 안할 지 모르지겠지만 인공수정을 해서라도 아이는 꼭 갖고 싶다"고 인터뷰했고, 탤런트 김청도 얼마전 한 토크쇼에 출연해 "결혼보다는 사실 연애를, 연애보다는 아이를 원한다"고 털어놨다.
음악인 노영심도 남편 한지승 감독이 연출한 SBS '연애시대'에 이어 '불량커플'의 음악감독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주위에 결혼은 안했어도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독신 여성들 중에도 '싱글맘'을 꿈꾸는 이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음을 짐작케한다.
정부는 올 1월부터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의 시행규칙에 들어있던 '혼인 중일 것'이라는 규정을 삭제해 독신자도 입양할 수 있는 길을 텄다. 2008년부터는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가족제도도 변화한다. 부성주의(父姓主義) 원칙을 수정해 어머니의 자녀가 성과 본을 따를 수 있게 되고, 성과 본도 변경할 수 있게 된다.
자의든 그렇지 않든 독신가정, 동거가정, 이혼가정, 재혼가정, 입양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현대사회 가정의 형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싱글맘 가정도 보편적으로 인정받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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