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디 워'의 개봉을 앞두고 영화감독으로서 자리매김한 심형래. 29일 방송된 SBS 주말 버라이어티 '일요일이 좋다-옛날TV'는 코미디언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의 재능을 다시금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심형래는 이날 방송에서 1980년대 KBS '유머1번지'를 통해 방송됐던 인기 코너 '변방의 북소리'를 재연해내 시청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1984년부터 10여년간 장수하며 KBS의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영화를 누렸던 '유머1번지'는 수십명의 인기 코미디언들을 배출해낸 고전. 김태기, 주병대 PD에 이어 '유머1번지'의 3대 PD로 2년여간 '변방의 북소리' 등을 연출했던 KBS 예능 PD 출신 이상훈 감독(영화 '돈텔파파', '마파도2' 등 감독)은 심형래의 코미디 재능을 천부적이라고 치켜올렸다.
이 감독은 먼저 심형래에 대해 "옆에 있어보면 코미디언으로 타고 났다는 느낌이다. 모든 생각 자체가 코미디고, 코미디언으로서는 천재"라고 정의했다. 또 "마음이 나쁜 사람은 코미디를 할 수 없다"며 "심형래씨가 나름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코미디를 즐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 못지 않게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그는 "몸으로 웃기는 슬랩스틱은 모든 코미디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본이 살아야 상황극(시트콤)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심형래는 머리가 좋아서 고도의 슬랩스틱을 구사했다"고 추억했다.
이어 "슬랩스틱은 머릿속에서 내가 이렇게 행동할 때 상대는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는 구상이 모두 되어있어야 해 콤비 플레이를 해야한다"며 "당시 심형래는 자신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임하룡과 짝을 이루어 '변방의 북소리', '내일은 챔피온' 등의 코미디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심형래의 성공은 타고난 재능 뿐만 아니라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변방의 북소리' 등의 코너를 할 때도 3일 정도 숙소를 잡아서 합숙하며 함께 출연하는 후배들의 동작과 대사를 모두 정확하게 잡아줄 정도로 열정이 있었다"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그의 코미디의 애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심형래의 학구적인 코미디 연구도 높이 사며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행되기 전이라 해외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음에도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서 봤다"고 기억했다.
이어 "찰리 채플린부터 영국의 베니힐, 미스터 빈 등 슬랩스틱의 대가들의 자료를 보고 또 보며 연구했다. 나와 또래라 친구로 지내며 아이디어 회의도 같이 하며 내가 구하지 못한 자료들을 구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그러한 학구적인 자세가 지금의 영화감독 심형래가 탄생한 밑받침이 됐을 것"이라며 "채플린처럼 되고팠던 그의 꿈을 향해 성큼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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