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를 보는 충무로의 두 시각

[스타★리포트]③

전형화 기자  |  2007.08.06 15:36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개봉 5일 만에 전국 300만 관객에 육박했다. 그 흥행 추이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심형래 감독에 대한 관객과 열혈팬들의 열정적인 지지이다.

언론과 평단에서는 "영화를 사유화한다"고 지적했던 심형래 감독의 에필로그가 되레 관객들에게는 영화가 끝난 뒤 박수갈채를 쏟게 만들고 있다. 특히 심형래 감독의 열혈팬들로 형성된 '디 워'와 심형래 팬덤은 예전 황우석 신드롬을 연상시킬 만큼 사회적인 현상으로 변할 조짐까지 보인다.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에서 '아이들 코 묻은 돈을 뺏아간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뚜벅뚜벅 외길을 걸어 마침내 할리우드에 입성한 심형래 감독의 개인사는 선구자적인 이미지까지 덧칠해져 '디 워'에 대한 팬덤을 넘어서 심형래 개인에 대한 팬덤으로 진화했다.

한 영화를 둘러싼 이 같은 팬덤은 한국영화계에 유례없는 것이다.

'왕의 남자'가 이준기 신드롬과 영화의 힘으로 열혈팬을 거느렸지만 감독 개인에 대한 팬덤과는 비할 바가 못된다. 오히려 특정 영화로 감독과 제작사 대표가 팬덤을 얻게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디 워'를 비판한 이송희일 감독의 '후회하지 않아'가 비슷한 예로 들 수 있다.

한국형 CG로 할리우드에 도전해 외화벌이를 해오겠다는 한국영화 최대 제작비의 '디 워'와 저예산영화로 상업적인 노선을 추구하는 주류 영화계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후회하지 않아'는 현재 한국영화의 양극단이다.

물론 '디 워'와 '후회하지 않아'의 팬덤 규모와 충성도를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다. 당장 흥행부터 개봉 4일 만에 200만명을 넘어선 '디 워'와 10만명을 불러모은 '후회하지 않아'는 같을 수가 없다. 300억원이 든 영화와 3억원이 든 영화를 같은 잣대로 바라보는 것도 무리이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아'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커밍아웃'을 한 감독과 제작사 대표에 대한 애정으로 옮겨가 결국 제작사에 대한 애정으로까지 가게 된 희귀한 케이스이다. '후회하지 않아'의 팬덤에는 작은영화에 대한 애정과 신뢰도 바탕에 깔려 있다.

'후회하지 않아'의 이송희일 감독과 김조광수 대표가 '디 워'에 대해 쓴소리를 한 것은 어쩌면 이 때문일 수 있다. 김조광수 대표가 '디 워'에 대해 개그맨이라 핍박하지는 않는다, 애국마케팅 문제있다, 겸손해져야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울림이 있는 것은 '디 워'와 정반대 지점에 있기 때문이다.

'디 워'와 '후회하지 않아'는 현재 충무로의 양 극단에 존재한다.

'디 워'와 심형래 감독은 충무로의 변경에도 머물지 못한 돌연변이지만 300억원이 넘는 한국영화 최대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후회하지 않아'는 충무로의 변경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상영관을 잡지 못해 헤매면서도 꿋꿋하게 3억원 내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팬덤을 거느린다는 것도 이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또한 두 작품은 각각의 미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증오의 말을 쏟아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후회하지 않아'를 게이가 한국영화 대표냐고 폄하하고, '디 워' 지지자는 '심빠'라고 매도하는 것은 한국영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충무로의 맨 끝과 끝에서 만들어지는 이 작품들이야말로 한국영화 발전에 또 다른 견인차를 한다. '디 워'에 대한 애정이 '후회하지 않아'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후회하지 않아'에 대한 애정이 '디 워'에 대한 폄하가 되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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