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부선이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된 가수 전인권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한다.
김부선은 27일 "전인권씨가 신체의 구속보다는 치료를 위한 재활조치를 할 수 있도록 선처해 주시기 바란다"는 요지의 탄원서를 이번 주내 법원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부선은 탄원서에서 "저는 20년전에 법이 금지한 약물을 경험했고, 간간히 대마초를 흡연해 세차례의 구속을 경험했다"며 "이로 인해 가족들의 냉대는 물론, 영화인들 사이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했고 사회적 비난과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저를 바라보는 언론에게 몰매까지 맞아 제 삶은 더이상 떨어질 나락도 없이 피폐해질 대로 파괴된 채 살아야했다"고 호소했다.
김부선은 "필로폰을 복용했다는 언론 발표에 전인권씨에게 우선 배신감과 실망, 분노를 느낀 게 솔직한 저의 심정"이라면서 "뉴스를 찬찬히 훑어본 바, 전인권씨가 평소 앓고 있던 대상포진이라는 고통스런 질병으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법으로 사용을 제한하는 진통제를 처방받아왔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 여간아니라는 것 또한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1986년 처음 마약류 관리법으로 구속됐을 때 사회와 격리된 감옥이 아니라 약물의 유혹으로부터 나를 계도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줄 병원으로 갔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생각했던 것보다 필로폰은 중독성과 의존성이 너무 커서 감옥에 갇혔다가 풀려나 세월이 흘렀어도 누군가의 유혹으로 그것을 다시 접할 수 있다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스스럼없이 빠져들었다"며 "유혹을 이겨내는 데에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단 한번의 투약으로 중독돼 완전히 끊기까지 무려 3년이란 세월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김부선은 "전인권씨가 실정법을 어긴 건 변명의 여지가 없으나 저의 경험으로 봐 금지약물중독자의 신체를 구속하고 사회와 격리시키는 감옥에 수용하는 것은 개인에게나 사회에게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례로 박지만씨의 경우 여러차례 구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감옥이 아닌 병원으로 치료재활조치를 실시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한 모습을 멀리서 기쁘게 목격했다. 저는 법은 만인에게 공평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김부선은 "제가 18년전에 대마초 흡연으로 8개월 실형을 산 적이 있다. 자수를 했음에도 언론과 대중들은 제가 마치 무서운 강도나 살인을 저지른 중죄인 마냥 집단적인 비난과 모략을 서슴치 않았다"며 "그런 사실에 공권력에 대한 분노만 커졌고 오히려 제가 지은 죄 이상으로 지나친 처벌에 대해 반성은 커녕 분노와 반사회적인 성향만 키워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 대마초를 합법화하자는게 아니라 죄는 지은 만큼만 처벌하면 좋겠다는 취지"라며 "전인권씨는 당시 '김부선이 옳다'라고 함께 용기를 주셨던 유일한 분이다. 감히 재판장님 앞에서 인기에 연연하지않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이 시대의 양심가 사상가라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김부선은 "세월이 흘렀고 약물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도 많이 변화했다. 새로운 체제의 약물규제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하실 것"이라며 "전인권씨의 경우처럼 자신의 지병 때문에 법이 허락한 약물을 기준치보다 과다 처방하였다 하여 감옥에 가야 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느끼는 '마약'에 고정관념을 혼란스럽게 한다. 중독된 사람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재능있는 가난한 음악인 전인권씨를 아픈 환자로 가엾게 보시고 그가 사회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치료 재활이 적절한 의료기관으로 보내주시길 간절히 탄원드린다"고 호소했다.
김부선은 대마초 비범죄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자신과 전인권의 팬카페 회원들과 함께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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