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결호'가 PIFF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유

부산=전형화 기자,   |  2007.10.04 17:05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집결호'가 4일 개막식을 앞두고 기자시사를 통해 첫 공개됐다.

'집결호'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중 합작 프로젝트로 공개돼 부산과 인연을 맺은 작품. '야연'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펑 샤오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며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기획했다고 당시 밝힌 바 있다.

'귀주 이야기' '홍등'의 시나리오를 쓴 리우헝이 집필한 '집결호'는 국공 내전이 한창이던 48년 회해 전투를 배경으로 한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퇴각 호령(집결호)이 울릴 때까지 진지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은 인민해방군 9연대 중대장 꾸즈띠는 부하들을 하나 둘 잃어가면서도 퇴각 호령이 들리지 않자 끝까지 사수를 결심한다.

하지만 모든 부대원들이 죽자 자신이 포격으로 귀가 멀어 집결호를 듣지 못한 게 아닌가 자책한다. 전쟁이 끝난 뒤 홀로 한국전쟁까지 참전한 꾸즈띠는 자신의 부대원들이 실종으로 처리된 사실을 알자 진실을 밝히려 홀로 투쟁한다.

'집결호'는 한국의 MK픽쳐스가 공동제작하고, '태극기 휘날리며'의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한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잔향이 물씬 풍긴다.

포연이 휘날리고, 진지가 터지며, 군인들의 팔다리가 날리는 장면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못지않는다는 평을 들었던 '태극기 휘날리며'의 재연이다.

무엇보다 '집결호'가 '태극기 휘날리며'와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전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형제애 못지 않은 진한 우정을 그렸다는 점이다. '집결호'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영화 초반 전쟁신에 주력하지만 그보다는 이름없이 산화된 자신의 부하들의 명예를 되찾으려 노력하는 노병의 투쟁을 그렸다.

모든 사람들이 외면해도 이름 모를 갱도에 누워있는 46명의 부하 시신을 찾기 위해 삽 한자루로 땅을 파는 노병의 모습은 자신을 위해 희생한 형을 찾아 헤매는 '태극기 휘날리며'와 겹쳐진다.

기자시사 뒤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스태프 덕에 할리우드 전쟁영화 못지 않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공을 돌린 펑 샤오강 감독은 사실 중국에서는 코미디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가 "감독으로서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라며 160억원을 들인 이 작품에 한국영화의 숨결이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숨은 공로이다. 부산에서 발표되고 부산에서 처음으로 상영되는 '집결호'는 아시아영화인들의 연대를 꿈꾸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그리는 목표에 맞닿아 있다.

이것이 한국영화가 아닌 중국영화가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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