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개막식 '영화의 밤이야, '명박'의 밤이야?'

[취재수첩]

부산=전형화 기자,   |  2007.10.05 08:43
개막식 파티에 참석한 이명박 후보가 영화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람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잇단 행보로 영화인의 행사라는 취지를 무색케 했다.

4일 오후 7시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은 쏟아지는 빗 속에서도 수많은 배우들과 영화인들이 참석해 행사를 빛냈다.

영화인들의 행사이지만 이 자리에는 대선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한 대권주자들의 행보도 발빨랐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정동영 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등은 영화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날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들은 개막식에서는 영화제에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별도로 영화제를 찾은 8000여 시민들에게 인사를 할 기회는 없었다. 영화제를 찾은 귀빈 그 이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개막식에 이어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개막파티에까지 등장한 이명박 후보의 행보는 영화인의 행사를 정치 행사로 둔갑시켰다.

당초 개막파티는 오후 10시30분에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꼬네 핸드 프린팅 행사가 열리면서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영화계 인사들과 영화제에 참석한 해외 게스트들이 환담을 나누는 것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엔리오 모리꼬네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고 이명박 후보가 등장하자 영화인들의 시선은 온통 이 후보에게 집중됐다. 수행원을 대동한 이명박 후보가 행사 시작에 맞춰 등장하자 노회한 일부 영화인들은 이 후보와 악수를 하기 위해 줄을 섰으며, 함께 사진을 찍으려 애를 썼다.

이 후보는 카메라가 몰리자 와인잔을 들고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까지 쏟아지면서 이날 행사는 이 후보가 20여분 동안 머무는 동안 온통 그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이 후보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영화인들과 해외 게스트들은 한켠으로 조용히 밀려났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무리 유력한 대선 후보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 영화인들의 밤이지, 이명박 후보의 밤이 아니지 않은가. 행사가 방해될 정도가 된다면 알아서 비켜주는 미덕도 필요할텐데"라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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