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진이 데뷔 15년만에 처음으로 단독 MC를 맡았다. 오는 30일부터 유재석의 뒤를 이어 SBS '진실게임'을 진행한다.
1992년 MC가 되기 위해 방송계로 들어섰던 그는 비로소 자신이 이루기를 바랐던 '경지'에 보다 가까이 다가섰다. 'MC'라는 타이틀을 달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길을 돌아왔고, 드디어 자신의 얼굴을 전면에 내건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교내 행사 진행은 도맡아 하다가 MC가 되고 싶어서 가수 데뷔를 준비하며 개그맨 시험도 봤죠. 그러다가 87년 해군홍보단으로 입대하면서 3년간 전국은 물론 섬마을까지 돌며 MC는 지겹도록 봤어요. 전역 후 1집을 내면서 연예계로 뛰어들었는데 정작 MC석에 오르기까지의 기간은 정말 길었죠."
이수만, 임백천, 이문세처럼 가수 출신 진행자들이 각광받던 시대였던 터라 음반부터 냈던 그는 이듬해 KBS 개그맨 특채로 발탁돼 2년여간 개그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94년 SBS에서 전문MC 1기를 뽑았는데, 황수정, 조영구씨등과 합격했어요. 리포터등으로 활동하며 MC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는 듯 했죠. 그러나 MC가 된 지는 얼마 안돼요. 패널이나 보조 MC를 주로 하다가 메인 MC가 된 것이 2003년 KBS2 '일요일은 101%'부터니까.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MC라고 불러주니까 행복하죠."
그동안 상대적 박탈감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해군홍보단 동기로 20년지기인 김용만은 데뷔한 지 얼마 안돼 큰 프로그램 MC를 맡기 시작했지만, 그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때가 오지 않았겠지, 잘되겠지'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방송활동을 이어나갔다.
반듯하고 무난한 생김새가 오히려 난관이 됐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소위 '캐릭터 시대'인데 외적으로 뚜렷한 개성이 없으니 인지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캐릭터가 없는게 캐릭터다'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한 때는 '눈이 쪽 찢어진 것처럼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이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단다.
"MC로서의 저의 장점은 친화력과 어떤 경우에도 흐름이 끊기지 않게 진행을 해나갈 수 있는 점이라고 봐요. 돌발상황에도 순발력있게 대응할 수 있구요. '진실게임'은 일반인들이 많이 출연하기에 의외의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데 제 적성에 딱인 프로그램이에요. 출연 제의가 왔을 때 몇 분 고민도 않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수락했죠. 물론 혼자 진행하는 거니까 책임도 많이 따르겠지만 내비게이션처럼 일반인 출연자와 패널들이 잘 소통할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을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MC 철학'을 물었더니, "마음이 따뜻해야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본적으로 정이 있고 심성이 따뜻하고 타인을 아우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하죠.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줘야되는 자리에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배려심을 가지고 있어야하구요. 다른 출연자들이 잘할 수 있게 받쳐주고 살려주는 것이 MC의 소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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