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유승준 그리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길혜성 기자  |  2007.11.01 12:22


MBC 오락 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코너에서 가수 성시경이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의 입국 금지에 대해 자신만의 의견을 밝힌 것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성시경은 지난 10월 31일 방송된 '무릎팍 도사'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던 도중 지난 2002년 초 병역기피 시비에 휘말려 현재까지 법무부 출입국 관리국으로부터 입국불허 조치를 받고 있는 스티브 유와 관련 "유승준씨가 우리나라에 못 들어오는 것이 싫다"며 말문을 열었다.

성시경은 이어 "유승준씨가 잘했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그 사람이 잘했든 못했든 누구나 법 앞에선 평등해야 하는데 유승준씨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며 "친하다고 좋은 법을 적용할 수 없고 그렇지 않다고 나쁜 법을 적용할 수 없듯이 유승준도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으로 대해 줬으면 한다"며 입국 자체를 불허한 국가의 결정은 유치한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5년여 동안 방송에서 연예 스타가 병역 기피 시비로 입국을 불허 당한 스티브 유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암묵적인 금기 사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여파가 너무도 클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성시경의 스티브 유에 대한 발언은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소신 발언을 한 성시경의 용기가 대단하며 한 개인에 대한 국민 감정과 법적인 문제는 구분돼야 한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반면, 만만치 않은 수의 네티즌들은 "스티브 유는 국민과 국가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한국 국적도 포기했기에 입국불허는 당연한 조치"라며 성시경의 발언에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성시경의 발언은 그가 말하려 했던 본질적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다면, 애초부터 논란거리가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성시경은 스티브 유를 옹호한 것이 아닌, 단지 스티브 유에 대한 국가의 입국조치 불허에 관해 본인의 생각만을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성시경도 가수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란 점에서 이는 자연스런 권리를 행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왜 성시경의 발언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걸까.

여기에는 일부 연예인들이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기반으로,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큰 수익을 얻는 등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 않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여 온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연예인들의 사회적 위상은 이전에 비해 훨씬 높아졌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은 잘 지키지 않는, 즉 일부 스타급 연예인들의 경우 물질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사회와의 약속'은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스티브 유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스티브 유는 2002년 초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 병역 기피 시비에 휘말리기 전까지 방송과 언론에서 '바른생활 사나이'로서의 이미지를 뽐내며 꼭 군대에 갈 것을 팬들과 사회에 약속했다. 하지만 스티뷰 유의 말은 최종적으로 '공허한 외침'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병무청은 스티브 유의 입국불허 이유와 관련해 병역의무를 면제받을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한 자가 입국해 연예활동을 할 경우 '장병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병역의무 경시풍조를 조장'하고 '외국 국적 취득을 병역면탈'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성시경의 진의와는 상관없이 스티브 유에 대한 그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스티브 유가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주 운전을 하고도 방송을 통한 사과 한 마디 없이 언제 그랬냐는 듯 짧은 시간 만에 팬들 앞에 서고 있는 스타들도 적지 않기에, 연예 스타들의 '책임감' 있는 모습은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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