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예능프로그램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했다. 이제 내 길을 찾았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했다. 연예인 못지 않은 준수한 외모와 서울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KBS 한국어 능력 시험 성적은 835점(990점 만점), KBS 아나운서 가운데 최고 득점이다. 그 주인공은 조수빈 앵커(26).
11월 가을 개편에 따라 지난 5일부터 2TV 메인 뉴스프로그램 'KBS 8 뉴스타임'을 진행하고 있다. 조 앵커는 시청자와 함께 하는 재미있는 뉴스프로램이라는 컨셉트에 맞게 딱딱한 뉴스진행보다는 젊고 친근한 뉴스앵커로 자리잡고 있다.
뉴스 앵커 역시 아나운서의 기본 역할 가운데 하나라지만 많은 젊은 아나운서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계의 스타로 탈바꿈하고 있는 요즈음, 끼 많고 톡톡 튀는 미인대회 출신 아나운서 조수빈 앵커의 행보는 오히려 이채롭다. 그러나 조수빈 앵커는 강조했다. "그것이 바로 내 꿈이었다"고.
지난 2005년 31기 공채 아나운서로 KBS에 입사한 조수빈 앵커가 2003년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입상한 사실은 보도국 내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행여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특별한 득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인대회 출전에 대해 조 앵커는 대학시절 친한 친구와 소중한 추억 하나를 만들고 싶은 바람에 출전하게됐다고 설명했다.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뉴스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싶은 생각이 앞섰다. 대학시절 모 언론사에서 인턴시절을 보내며 기자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아나운서가 돼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의 시작이었다. 이제와 생각하면 당시 기자의 경험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가 KBS에서 앵커가 되기까지 2년여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라디오 'FM 음악여행', '생방송 세상의 아침' 토요일 MC,'뉴스광장' 수도권 뉴스, 2006 독일월드컵 생방송 독일현지 진행, KBS 라디오 '김방희 조수빈의 시사플러스' 등의 프로그램을 거쳐 앵커 자리에 올랐다.
조 앵커의 이력 가운데 눈에 띄는 한가지. 앵커의 자리를 맡기 전 바로 'KBS 8시 뉴스타임'의 '조수빈의 뉴스담기' 코너를 진행했다. 코너진행에서 뉴스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차곡차곡 밟아 나간 셈이다.
조수빈 앵커의 말대로 '뉴스담기'를 통한 실력발휘는 그가 '뉴스타임'의 앵커로 발탁되는데 주요한 역할로 작용했다.
아나운서들이 연예인화되며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지금, 조 앵커의 행보는 예능진출 아나운서와는 확실히 다르다.
"입사초 나 역시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다. 뉴스앵커를 꿈꾸며 아나운서에 지망했지만 입사를 하고 보니 트렌드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뉴스와 예능프로그램 사이에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었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나에게 '누가 뉴스를 시키겠느냐'는 한 선배의 말에 펑펑 운적도 있었다."
"입사 직후 간판 뉴스프로그램 앵커를 맡았던 서현진 MBC 아나운서와 김주희 SBS 아나운서가 진로를 바꾸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물론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에 따라 길은 여러 갈래일 것이다. 나 또한 어떤 길이 열릴지는 모르고, 또 내가 정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뉴스 앵커를 꿈꿨던 초심을 다시 한 번 다잡고 싶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이번에 주어진 기회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사실 그는 앵커로 발탁되기 전, 미인대회 출신인 타 방송사 아나운서와 비교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더욱이 배우 한채영을 닮은 외모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지난해 노현정 전 아나운서의 결혼 당시 조수빈 앵커가 그 뒤를 이으며 예능프로그램과 뉴스프로그램을 오가는 차세대 스타 아나운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예측과 달리 그는 뉴스프로그램이라는 한 우물만 팠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을 실감했다. 바라고 소망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더라. '뉴스타임'의 앵커가 된 지금, 내 마음은 설레기보다는 부담이 더 크다. 특히 내가 아나운서로서 고민의 시기를 보낼 때 '넌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던 '뉴스타임' 전임 앵커 위서현 선배에게도 이 기회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내게 기회를 준 분들, 나를 통해 뉴스를 접하시는 시청자분들, 그리고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조수빈 앵커는 짙게 드리워진 가을날의 노오란 은행빛 만큼이나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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