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문희준에서 '예비역' 문희준을 다시 만나기까지 정확히 2년이 지났다. 야전상의를 입고 예비군 표식이 붙은 모자를 눌러 쓴 문희준은 마치 피부 관리를 받은 사람처럼 뽀얗고 깨끗한 피부였다. 체중도 적당히 빠져 한층 날씬해 보였다. 입대 당시의 어두웠던 표정은 전혀 없었고, 시종일관 밝았다.
20일 오전 8시 부대에서 전역식을 마치고 예비역이 된 문희준을 그의 서울 삼성동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문희준은 부대 내에서 1년 가까이 다이어트와 꾸준한 운동을 한 결과 12.7kg를 감량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음은 문희준과 나눈 일문일답.
-얼굴이 보기 좋다. 몸도 날씬해졌는데, 운동을 했나.
▶그 동안 살찐 모습이 언론을 통해 전해져 속상했다.(웃음) 상병이 되자마자 열심히 운동했다. 하루 2시간 30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11개월 동안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 일과 후 TV도 보고 싶고, 후임병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지만 일과가 끝나면 운동만 했다. 부대에서 유일한 식이요법은 그냥 굶는 것이었다. 그래서 몸무게가 12.7kg이나 빠졌다.
-그토록 살을 뺀 이유는 무엇인가.
▶제대 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 군복무하면서 생각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내 변한 모습을 처음 보여줄 수 있는 건 우선 겉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를 가꿨다. 예전 활동하던 당시보다 더 빠졌으면 좋겠다.
-군생활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무엇인가.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팬, 음악, 가족…. 항상 지나쳤던 사람들…. 스태프, 코디네이터 등 날 챙겨주던 사람들, 묵묵히 나를 챙겨줬던 사람들이 너무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 군대 안 갔다면 몰랐을 고마움이다. 또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반복된 일상이 소중한 줄 몰랐는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군대 안 갔으면 끝까지 몰랐을 것 같다.
-연예병사 생활은 어땠나.
▶보람찬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연예병사 면접을 볼 당시 심사관으로부터 연예병사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임무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1년 4개월 동안 전부대를 다 돌아다니며 열심히 했다.
-연예병사로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입대 전 갖가지 부상이 있어 재검을 신청했더라면 적어도 공익근무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왕 가는 것, 현역으로 가자고 생각했다. 부대 내에서 신체검사를 받는데, 군의관이 귀가조치를 해줄 테니 치료를 하고 오라고 했는데 거절했다. 부대에서는 이미 내 질병과 부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천식에 관한 진단서를 제출하고 3급 판정을 받았다.(문희준은 입대 당시 간 질환, 어깨 및 허리 부상, 천식 등으로 고생해왔다.)
-천식은 괜찮은가.
▶사실 군생활하면서 천식으로 쓰러져 4번이나 병원으로 후송됐다. 쓰러질 당시에는 숨이 안쉬어지더라. 사람들은 '천식인데 가수해도 되냐'고 하신다. 난 만성천식이 아니라 급성천식이라 관리를 잘 하면 된다. 난 꽃가루, 갑작스런 차가운 공기, 집먼지, 진드기에만 발병한다. 그것만 조심하면 된다. 과거 활동할 때도 잘 관리하면서 했고, 그런 걸로 쓰러지지 않았다. 군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잘 관리하지 못했다.
-부대를 막 나와 팬들 앞에 섰을 때 눈물을 보이던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아마도 입대할 때 참았던 눈물이었던 것 같다. 입대 당시 속으론 많이 울었다. 두렵기도 했다. 팬들이 애써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게 오히려 더 슬펐다. 그러나 국방의 의무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 건강하게 마치자는 마음으로 울음을 참았다. 제대 후 팬들이 2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똑같이 제대를 축하해주는 모습, 추운 날씨인데도 날 기다리기위해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 눈물이 나던 순간, 입대할 때 생각이 스쳤다. 내가 먼저 눈물을 보이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웃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군생활 하면서 제일 잘 챙겨준 동료 연예인은 누군가
▶선임병이었던 지성, 박광현 등이다. 군생활 할 때는 호되게 하시더니, 일과 시간 후에는 '군대라서 어쩔 수 없는 게 있다'면서 많이 챙겨주셨다. 그 말 들으니 다 풀리더라. 지성 형은 먼저 제대할 때도 미안해 하더라. 밖에서 나가면 형-동생 사이가 된다. 술은 잘 못 마시지만 소주 한 잔 하자고 했다. 함께 근무했던 개그맨 이진환과 임대석(악동클럽)과는 '삼총사'가 됐다.
-입대 후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다. '안티'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 생각하나?
▶내가 군복무 열심히 한다고 해서 좋게 생각해 주시고 기대해주셔서 너무 고맙다. 그러나 그런 것(안티) 때문에 군복무를 한 것은 아니고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난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좋은 음악 만들어 들려드리고 싶다. 사실 인터넷에서 댓글은 보지 않는다. 나도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부족한 면이 있다. 그걸 알고 늘 배우려 한다. 그러나 주위에서 좋게 봐주시니까 나의 본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려야겠단 생각을 했다. 난 1996년 데뷔할 때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사람들에게 문희준을 더 알리고 싶고, 나란 사람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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