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화 10여편 대첩..배급정체 '심각'

윤여수 기자  |  2008.01.31 12:33


설 연휴를 앞두고 배급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31일 개봉한 영화들이 확보한 스크린수가 전체 스크린의 80%에 달해 심각한 배급 정체가 예상된다.

31일 개봉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와 '라듸오 데이즈' '더 게임' '원스어폰어타임' 등 한국영화에 진가신 감독의 '명장'까지 5편의 영화가 확보한 스크린은 대략 1600여개가 넘는다. 이는 국내 총 스크린 1969개(영진위 집계)의 80%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최대 10일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를 앞두고 기존 배급사에 신규 배급사까지 신작을 쏟아내면서 배급 '전쟁'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현재 가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영화는 CJ엔터테인먼트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이다. 자체 배급망을 타다보니 최소 360여개관에서 상영 중이다.

'더 게임'의 프라임엔터테인먼트도 300개관을 확보했다. '원스어폰어타임'으로 배급업에 처음 뛰어든 SKT는 CH엔터테인먼트의 이름으로 332개관에서 개봉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흥행몰이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싸이더스FNH는 '라듸오 데이즈'와의 조정에 힘을 쓰고 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지난주 400여개로 스크린을 벌렸던 터라 이를 260여개관으로 줄이는 대신 '라듸오 데이즈'는 개봉일 기준 270개관으로 스크린을 확보했다.

'명장'을 배급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는 230개관에서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들 영화 외에 앞서 개봉한 '클로버필드'는 CJ엔터테인먼트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배급하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하며, 290여 스크린으로 상영됐던 '무방비도시'도 대폭 스크린이 줄어들었다.

이 같은 스크린 확보 경쟁과 관련해 개봉 첫 주말 스코어로 영화의 좋고 나쁨을 관객이 판단할 새도 없이 단숨에 교차상영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월5일에도 '6년째 연애중'과 '마지막 선물'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배급 정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설 대목을 노린 제작사와 배급사의 전략이 '로또를 노리다 거덜이 나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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