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유지태 "뜨거나 말거나 내멋에 산다"(인터뷰)

김태은 기자  |  2008.03.06 10:42
ⓒ홍봉진 기자 honggga@

영화배우 유지태(32)가 자신이 감독한 영화를 극장에 내건다. 오는 20일부터 일주일간 24분 길이의 단편영화 '나도 모르게'를 상영한다.

이 영화의 제작사는 '유무비(有無飛)'. 2005년 유지태가 설립한 제작사로 연극과 자신의 감독한 단편영화들을 제작해왔다. 자신의 성을 딴 영화(무비)사라는 뜻인줄 알았더니 한자 의미대로 '뜨거나 말거나'란다. 그야말로 '아니면 말고'라는 그의 인생관이 담겨있다.

유지태의 초연한 해석에 웃음이 나온다. 패션모델 출신다운 늘씬한 외모와 그윽한 미소로 소녀팬들의 함성을 이끌었던 그는 '그러거나 말거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수천명에 달하던 열혈팬들이 스무명 남짓으로 줄었지만 '언젠가는 사라질 것을 알고 있었다'는 투다. 그런 관조적 시선이 그를 감독의 길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별명이 '애늙은이'일 정도로 무게감 있는 말을 하기 좋아하는 그는 "스스로 논리 정연하게 말하고 싶어하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고 솔직하게 시인하면서도 "스타가 되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다"는 가치관을 뚜렷이 했다.

TV에도 안나가고 그러다보니 쏠쏠한 출연료가 지급되는 CF도 안들어오게 됐다는 그는 "상대적으로 풍족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버는 대로 기부하는 가수 김장훈씨처럼 자기 삶은 자기가 선택하는 것 아니냐"고 피력하기도 했다.

- 출연한 영화 촬영으로도 바쁠텐데 어떻게 감독작을 촬영했나.
▶배우로서 해야할 용무들이 있었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여름 짬짬이 전투적으로, 게릴라 방식으로 촬영했다. 카메라는 내가 보유하고 있는 '아리캠'을 사용했다. 이번 작품이 5번째 작품인데, 공개되지 않은 2편은 계속 공개하지 않을 작정이다. (그는 '자전거 소년'(2003),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2005)라는 2편의 단편 연출작을 영화제에 출품해왔고, 좋은 성과를 얻었다.)

- 자신의 영화 스타일을 설명한다면.
▶영화 스타일들이 제각기 있는데 나는 주제에 매달리는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풀어내는 방식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폴 토마스 앤더슨, 알렉산더 페인, 존 카사베츠, 일본의 스즈키 세이준 같은 B영화 거장들을 좋아한다. 비주류 영화에서 그런식의 특색과 흐름을 찾아본다.
ⓒ홍봉진 기자 honggga@


-'나도 모르게'의 제작의도가 있다면. 여주인공 조안의 모노드라마같은 다양한 표현들이 의미하는 바도 궁금하다.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 자기도 모르게 첫사랑을 회상하게된 남자(이대연 분)의 심경을 이미지 차용, 반전과 판타지라는 장르를 차용해 표현했다. 사회초년생, 성숙기에 들어선 감수성이 풍부한 여성(조안 분)이 이해받을 수 없는 감성에 대해 개똥벌레 별에서 왔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경극분장을 한 것은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미치광이 삐에로'에 대한 오마주다.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를 액자구성으로 보여주는 장면에서 연상했다.

내러티브 중심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제작비가 너무 들어서 비내러티브 구조로 선회했다. 그러다보니 밋밋하고 지루해진 것도 같다. 중년 남자와 젊은 여자라는 조합으로 불륜인듯, 원조교제인듯한 느낌을 주다가 그 여자가 첫사랑이었다는 결과에 도달하는 반전을 도입했다.

- 언제부터 영화감독을 꿈꾸게 됐나.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싶어서 단국대 연영과에 진학했는데, 연극을 하기에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키가 너무 컸다. 그래서 주로 무대 조명을 맡게 됐는데 그렇게 밖에서 무대를 바라보면서 연출에 눈을 떴다. 나는 프로 배우지만, 장편 데뷔를 해야 정식 감독이 되는 거고 아직 아마추어에 불과해 감독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은 부담스럽다. 영화 작업이 행복해서 하는 것이지 감독으로서의 성공에 마음 졸이지는 않는다. 배우로서 연출로 자기 역량을 확장해나갈 뿐. 오히려 제작을 더 하고 싶다.

-지금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그래도 장편영화를 감독 겸 제작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엉뚱한 상상력이 담겨있는 B급 영화가 목표다. 상업논리로 만들어진 스토리텔링이 있는 영화는 안한다. 감독으로서의 성공이나, 물질적 성공을 바라는 영화를 할 것은 아니다.

또 복지 관련 일을 하고 싶어 지난해 가톨릭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성장기에 힘들었던 삶을 겪어서인지 복지에 관심이 간다. 아동구호단체 컴페션 일을 같이하고 있는 차인표씨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 앞으로도 계속 영화인으로 살아갔으면 하고, 그에 걸맞은 덕망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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